올해 상반기 경기둔화가 심해져 성장률이 간신히 1%에서 턱걸이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우울한 전망이 나왔습니다.
해외 투자은행(IB)들과 민간연구기관들도 올 한해 우리 경제가 일본에도 뒤쳐지는 1%대 초반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올 상반기,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예측한 올해 한국경제의 흐름입니다.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공공요금발 물가 급등에 내수도 차갑게 얼어붙으며 상반기 1.1%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건데, 이는 지난해 11월 예측 때보다도 한층 더 어두워진 경기 진단입니다.
다만, KDI는 `1.8%`라는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상반기엔 경기둔화가 심화되겠지만 하반기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에 힘입어 수출과 내수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그 근거입니다.
[정규철 / KDI 경제전망실장 :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 입국해서 사용한 것은 서비스 수출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 부분이 크게 반등할 것이고, 중국 경기 자체가 좋아지기 때문에 상품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은 KDI와는 달리,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며 `1% 턱걸이 성장`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수출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고물가·고금리발 부동산 경기 하락과 소비 위축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조영무 /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수출과 관련된 패턴을 살펴보면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기대만큼 우리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금리가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시기는 되려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민간소비 회복세도 낙관하기 어려운 것으로….]
특히 국제통화기금, IMF와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저성장의 상징`인 일본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한국의 성장률이 일본에 뒤쳐지는 건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처음입니다.
올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대 저성장`이 확실시되면서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해진 상황.
정부는 주요 업종과 품목별로 올해 수출 목표치를 정해 수출 활력을 높이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 형벌규정도 추가로 손질해 실물경제 부진에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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