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규제지역 해제 이후 둔화하던 아파트값 하락폭이 6주 만에 다시 확대됐다.
최근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주로 급매물 위주의 하락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하락해 지난주(-0.25%)보다 낙폭이 커졌다.
지난달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를 포함한 규제완화 정책 발표로 1월 첫주부터 5주 연속 하락폭이 감소했으나 6주 만에 다시 낙폭이 커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중금리 완화 기조로 매수 문의와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으나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가격 격차가 크다"며 "주로 급매 위주의 하락 거래가 많은 영향으로 지난주보다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건수는 1천11건으로 지난해 6월(1천67건) 이후 7개월 만에 1천건을 넘어섰다.
1월 거래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작년 6월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노원구는 지난주 -0.19%에서 이번주 -0.23%로, 도봉구는 -0.25%에서 -0.34%로 낙폭이 확대됐다.
또 서대문구는 -0.24%에서 -0.46%로, 마포구는 -0.20%에서 -0.27%로 각각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23%)와 강남구(-0.19%)가 각각 낙폭이 커졌으나 송파구(-0.18%)는 잠실에서 상승 거래가 늘면서 지난주(-0.19%)에 이어 2주 연속 낙폭이 감소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0.75%)와 인천(-0.51%), 지방(-0.40%)도 지난주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전국 아파트값(-0.49%)도 6주 만에 하락폭이 확대됐다.
경기도 화성시는 지난주 -1.01%에서 이번주 -1.51%로, 하남시는 -0.96%에서 -1.37%로 낙폭이 커졌다.
신도시 재정비 호재가 있는 1기 신도시 지역도 성남시 분당구가 지난주 -0.64%에서 이번주 -1.46%로, 고양시가 -0.52%에서 -0.73%로 하락폭이 각각 커졌다.
이번 시세 조사는 6일에 이뤄져 7일에 공개된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에 따른 기대감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방에서는 세종(-1.15%)이 지난주(-1.00%)보다 큰 1%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고, 대구도 지난주 -9.46%에서 이번주 -0.65%로 하락폭이 다시 커졌다.
전셋값도 봄 이사 수요 감소와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95% 내려 3주 연속 낙폭이 감소했지만 경기도는 지난주 -1.06%에서 금주 -1.16%로, 지방은 -0.43%에서 -0.48%로 하락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0.76% 내려 3주 만에 다시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주까지 회복 기미를 보이던 매수심리도 다시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0으로 지난주(66.5)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5대 권역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만 지난주 69.3에서 이번주 69.6으로 올랐고, 나머지 4대 권역은 모두 지난주보다 떨어졌다.
특히 서남권은 지난주(60.5)보다 하락한 59.6을 기록하며 지수가 60 밑으로 내려왔다.
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의 매수자와 매도자의 상대적인 비교지만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2012년 7월 첫주(53.2)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남권은 이번주 양천(-0.18%)·영등포구(-0.35%)에 비해 강서(-0.58%)·금천구(-0.57%) 등의 아파트값이 특히 약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68.1에서 67.2로, 전국은 73.0에서 72.1로 각각 하락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서울이 지난주(60.6)와 비슷한 60.5를 기록했고, 전국은 70.9에서 70.5로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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