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꽉꽉 닫아도 분진·탄내"…한국타이어 주민 피해 보상은

입력 2023-03-14 12:18   수정 2023-03-14 12:18



지난 12일 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근 주거지인 대덕구 목상동과 석봉동 주민들의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화재 1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혀 연기는 잠잠해졌지만, 14일 오전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공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아파트 건물 외벽과 화단에는 화재 현장에서 오랜 시간 강하게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로 인한 그을음이 남아 있다.
구청이 마련한 대피소나 친척 집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전날과 이날 오전에 짐을 챙기러 다시 집에 들른 주민들은 아파트 건물 내부와 집안 곳곳에서 탄내가 진동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높이 솟구친 연기로 더 큰 피해를 본 아파트 고층에서는 매연 냄새뿐만 아니라 분진이 쌓여 가구와 가전제품이 까맣게 변하기도 했다.
화재 여파에 따라 공장 인근 학교들은 재량휴업을 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대덕구는 근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이날까지 이틀간 긴급보육을 제외한 휴원 명령을 내렸다. 아파트 단지 내 한 가정어린이집도 맞벌이 부부를 위한 긴급보육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20명 정원 가운데 4명의 어린이만 등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이어진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건강을 염려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한 주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녀의 콧구멍 안쪽을 훑자 검게 변한 면봉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며 속상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혁중 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물질이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와 청산가리 등 독성물질인 시안화물과 같은 유독물질들이 나온다"며 "이런 물질이 호흡기를 자극하고 산소교환을 막아 심하면 질식사까지 이를 수도 있는 만큼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노약자들은 화재 현장의 연기와 분진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타이어 공장의 소음 문제 등 여러 문제로 쌓여있던 주민들의 불만이 이번 화재로 인해 촉발되면서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입주민은 "불길이 워낙 거셌고 피해도 컸다 보니 입주민들 사이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고 공장 화재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니까 이번 사고에 대해 격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세대별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가 최대 1조7천억원을 보상하는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한국타이어의 재산에 대한 보험가입금일 뿐 배상책임 가입금액은 지금까지 밝혀진 바 없다.
보험 업계에서는 배상책임 가입금액에 따라 배상 한도가 정해지겠지만, 피해자가 피해 사실 입증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주민들이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안 규모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민들이 대피할 때의 교통 요금이나 숙박비 등은 증빙이 쉽게 가능하니까 보험금으로 피해 보상을 할 수 있겠지만, 질병적 상해는 화재가 원인인지를 입증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정신적 피해 보상의 경우 피해 상황이 복구됐다고 하면 이에 대한 정신적 보상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면서 "보험사에서 배상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타이어와 주민 간 합의나 소송 등으로 해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14년 화재 당시 헬프데스크를 운영해 주민들의 피해 접수 사례를 받아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한 것처럼 이번에도 헬프데스크를 운영해 주민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부분은 보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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