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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어디까지?…월가 "더 간다" vs "과대평가" [GO WEST]

박찬휘 기자

입력 2023-05-30 19:03   수정 2023-05-3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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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레미 시걸 "AI, 아직 버블 아냐"
    UBS "AI 버블 주의…닷컴버블 작은 버전"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최근 AI 관련주들이 강하게 오르면서 글로벌 증시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AI 테마의 열기가 뜨거운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오늘 고웨스트 키워드는 '마약반도체'입니다.

    보통 매우 구하기 힘들거나 중독성이 강한 음식을 표현할 때 굉장히 자극적인 표현이지만 속된 말로 '마약 같다'는 말을 쓰곤 합니다.

    그런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이 표현을 반도체에 사용했습니다.

    그만큼 현재 AI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머스크 CEO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뷰 영상 먼저 보겠습니다.

    [일론 머스크 / 테슬라 CEO : 챗GPT '모델 5'를 훈련시키기 위해 3만~5만 대의 H100이 사용된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최신 GPU'가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임은 분명합니다. 여하튼 (수많은 GPU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GPU를 구하는 것은 마약을 구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의 AI 챗봇인 챗GPT의 차세대 모델 'GPT-5'를 훈련시키기 위해서 H100이 최대 5만 대나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H100은 엔비디아에서 작년 10월 출시한 슈퍼컴퓨터용 최신 GPU(그래픽 처리장치) 모듈로, 전용 트랜스포머 엔진을 통해 조 단위 매개변수를 가진 대형언어모델을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격은 지난 달 말 기준 대당 우리 돈 6천만 원 선에 거래됐습니다.

    GPT-5를 훈련하는데 3조 원이 들어간다는 건데요.

    H100은 지난해만 해도 4,7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연초 AI 기술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수요가 급증하자 5개월 만에 1,300만 원이나 더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GPU 공급부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엔비디아 주가가 왜 그렇게 올랐는지 이해되네요.

    AI 열풍에 관련주들 주가도 치솟았는데, 월가에선 향후 AI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측의 주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월가에서 대표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AI 투자는 아직 버블이 아니라며 머지않아 AI발 '빅테크 붐'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90년대 말 닷컴버블 당시에는 수익 없는 회사가 지나치게 고평가 받은 것이 문제였지만, 엔비디아는 충분한 수익이 뒷받침되고 있어 버블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는데요.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 71억9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1달러 9센트로 예상치를 각각 10%, 18% 웃돌았습니다.

    또한 2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치)에서 매출 110억 달러로, 월가 예상치보다 50% 높은 매출 전망치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시걸 교수는 "AI 관련주가 과대평가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초 2차전지 강세장과 비슷한 흐름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회사는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서 AI 기술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날 "이스라엘에서 가장 강력한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월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AI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규모가 2030년에 지금보다 3배 늘어난 350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 고웨스트에서 제2의 엔비디아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이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밖에 대만의 TSMC가 AI 열풍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투자회사 서스퀘하나는 "TSMC가 AI 성장 추세를 활용하는데 TSMC가 우위에 있다"며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스퀘하나의 메디 호세니 수석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제조에 특화된 TSMC는 세계 경기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근 강력한 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고,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GPU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러한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TSMC의 수혜도 클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한 TSMC는 엔비디아 외에도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AI 열풍이 너무 지나치다며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AI 관련주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증시를 견인한 것은 맞지만, 일각에서는 상승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AI 버블이 증시 상승 랠리를 망칠 것"이라며 "AI 관련주에 투자하면 막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S&P500 지수에서 대형주 7개가 올해 주가 상승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이 중 3분의 1은 기술주"라며 "이는 닷컴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0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앞서 시걸 교수와 상반된 주장인데요.

    로젠버그는 "빅테크가 급등하는 동안 은행이나 소비재 등 경기민감주들은 하락했다"며 "이는 경기침체 신호다. 증시에 거품이 껴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또 어떤 의견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투자은행 UBS는 "현재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의 지나친 환상이 반영된 상태"라며 "AI 관련주 급등으로 증시가 올랐기 때문에 지금 증시는 하락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 리서치회사 뉴컨스트럭처스는 "현재 엔비디아 주가는 20년 동안 매년 20%씩 매출을 늘려야 납득이 되는 수준"이라며 "이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경제 고문은 "최근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것은 소수의 기술주라는 것을 알고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약 엔비디아가 급등하지 않았다면 올해 S&P500 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 증시가 AI 열풍으로 과대 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잠재적인 매도세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렇게 AI 열풍에 대한 월가의 의견을 살펴봤는데요.

    아직은 강세론이 우세한 모습입니다.

    지난 주말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이라는 호재가 발생한 점도 증시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현재 프리마켓에서 미국 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오르고 있고, 특히 AI 관련주들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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