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비주력 다 판다…실탄 1조원 확보

김채연 기자

입력 2023-07-10 17:39   수정 2023-07-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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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SKC가 반도체 소재·부품을 제조하는 자회사 SK엔펄스의 핵심 사업부 매각에 나섰습니다.

    얼마전 한국경제TV가 폴리우레탄 원료를 만드는 자회사 SK피유코어를 매각한다는 소식도 전해 드렸는데요.

    SKC가 비주력 사업부를 차례로 팔고, 새 먹거리로 낙점한 2차전지 소재인 동박과 반도체 소재 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김채연, 이지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KC가 자회사 SK엔펄스의 주력 사업인 파인세라믹스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SKC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이 사업부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안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앤컴퍼니에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넘기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매각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SK엔펄스는 SKC의 100% 자회사로, 파인세라믹스를 비롯해 화학기계연마(CMP)패드, 블랭크마스크 등 반도체 전공정에 쓰이는 소재를 제조합니다.

    올초 SK솔믹스에서 SK엔펄스로 사명을 바꾸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집중해 2025년 기업 가치 1조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번 파인세라믹스 사업부 매각은 신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과정으로 풀이됩니다.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는 반도체 식각공정에 들어가는 소모성 부품인 실리콘, 쿼츠, 알루미나 등 다양한 파인세라믹스 제품을 제조합니다.

    회사의 전체 매출 7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로 꼽히지만, 신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SK엔펄스는 CMP패드, 블랭크마스크 등 반도체 전공정 소재 위주로 사업을 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SKC는 지난 7일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 ISC 인수를 확정해, 반도체 후공정 분야 경쟁력도 갖추게 됐습니다.

    SKC는 올들어 반도체 소재와 함께 2차전지, 친환경 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신사업을 중심으로 오는 2027년 매출 11조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SKC는 폴리우레탄 원료인 폴리올을 제조하는 자회사 SK피유코어도 팔기로 했습니다.

    이들 2개 비주력 사업 매각으로 1조원에 가까운 실탄을 마련하게 됐고 이 자금은 신사업 M&A나 동박 공장 증설 등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앵커>

    SKC가 폴레우레탄 원료 사업에 이어 파인세라믹스 사업까지 매각하면 1조원 가량의 실탄을 확보하게 됩니다.

    산업부 김채연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경영난 극복을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SKC가 진행 중인 사업재편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겠지요?

    <기자>

    석유화학 업종은 코로나 시국이었던 2021년 최대 호황기를 누리다, 지난해부터 고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등 주요 기업 모두 지난해 석유화학사업에서 손실을 냈습니다.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기와 연동돼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반복되는데,

    중국 리오프닝이 기대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동시에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업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15개월째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결국 구조조정에 돌입했는데요, LG화학이 여수산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제2 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상징적인 일입니다.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매각까지 나선건데요, LG화학은 대신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습니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동박 사업에 진출했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오늘 보도한 SKC로 돌아가서, SKC도 구조조정을 통해 동박,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원래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가요?

    <기자>

    SKC는 화학 소재, 필름 사업을 모태로 하는 회사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 비디오테이프에 사용됐던 필름 기억하시죠? 국내 최초로 이 필름을 개발한 회사가 바로 SKC입니다.

    이 필름과 화학 소재 사업이 SKC의 핵심 이익창출원이었는데요.

    SKC는 이 사업부들을 차례로 팔고,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SK엔펄스 사업부 매각도 이런 일환인데. 최근 3년에 걸쳐 비주력 사업 매각 5건을 진행했습니다.

    동시에 2차전지 및 고부가가치 반도체 소재 회사를 새롭게 인수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SK넥실리스죠, 2020년 2차전지 소재인 동박 회사 KCFT를 인수하면서 사업 재편의 첫 단추를 뀄습니다.

    <앵커>

    가지고 있던 사업부들은 팔고, 신사업 중심으로 새로운 M&A를 한다는 거군요. 그럼 앞으로 추가 M&A 가능성도 크겠네요?

    <기자>

    네, SKC의 사업구조를 보면 여전히 화학 사업 비중이 큽니다.

    올 1분기 전체 매출 6700억 중 화학 부문이 4300억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앞으로도 화학 부문 사업은 계속 정리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SKC는 지난주 투자자 대상 인베스터 데이에서 신사업에 최대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M&A와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동박 공장 증설에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SKC 신사업 얘기 좀 해보시죠. 동박, 반도체 소재 크게 두 축으로 보여지는데, 앞으로 사업 방향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먼저 반도체 소재의 사업의 경우엔 SK엔펄스를 주축으로 반도체 전후공정,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까지 진출했는데요.

    전후공정 분야는 SK엔펄스와 지난주 인수를 확정한 반도체 테스트 기업 ISC가 각각 맡고, 글라스 기판 사업은 자회사 SK앱솔릭스를 통해 키울 예정입니다.

    SKC의 또다른 주력 사업은 동박인데요, SK넥실리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간 25만톤까지 확보해서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아직 신사업 성과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올 1분기 매출 6700억원 중 동박은 1,800억, 반도체 소재 880억에 그쳤습니다.

    다만 반도체 소재와 동박 모두 고부가가치 사업이라 성장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힙니다. 올 하반기부터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판매가 늘면 실적 개선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SKC가 최근 2027년까지 매출 11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그때까지 시일이 꽤 남긴했지만 실현가능성이 있는겁니까.

    <기자>

    네 장기적으로 SKC의 사업전환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입니다.

    먼저 과감한 투자로 외형을 키운 뒤에 동박,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게 되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동박 같은 경우 대규모 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기 때문에 재무구조 관리는 필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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