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사자'는 떠났지만"...시민들 동물원에 먹이 기부

입력 2023-08-23 16:30   수정 2023-08-23 16:31



경남 김해시의 부경동물원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수사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의 공분을 산 끝에 결국 운영이 중단됐다. 그러나 이곳에는 여전히 수십마리의 동물들이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동물들을 돕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23일 낮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 냉동탑차가 들어서더니 100㎏이 넘는 냉동 닭 7박스를 내려놓았다. 얼마 뒤에는 과일 도매상에서 신선한 과일·채소 120㎏을 배달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건초도 부경동물원에 택배로 도착했다.

동물원 사육사는 "당도가 낮은 과일은 동물들이 잘 먹지 않고, 원숭이는 던져버리기까지 한다"며 "이 정도면 일주일 정도 동물들에게 잘 먹일 수 있을 거 같다"고 반가워했다.

동물 먹이는 전국의 시민들이 십시일반 보낸 돈으로 동물애호단체가 구매해 부경동물원으로 보낸 것이다.

부경동물원은 최근 좁은 실내에서 삐쩍 마른 늙은 수사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숫 사자는 결국 환경이 더 좋은 충북 청주동물원으로 떠났다.

그러나 동물원 폐쇄하라는 여론이 일면서 부경동물원은 결국 지난 12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동물원 대표는 남은 동물은 매각한 후 폐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경동물원은 코로나19 팬데믹 3년을 거치면서 관람객이 급감한데다 낡고 좁은 시설을 비난하는 폐쇄 여론으로 더욱 운영이 힘들어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먹이 대금은 물론, 전기세, 사육사 인건비 등이 많이 밀려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이 동물원에는 사자, 호랑이, 흑표범, 라쿤, 거북이, 타조 등 30여종 60여마리 정도 동물이 남아 있다.

이에 부경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을 인터넷으로 알렸던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이 남은 동물들 살리기에 나섰다.

이 단체는 지난 14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경동물원 운영 중단으로 사료가 급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이 단체는 "폐쇄 여론에 부경동물원이 결국 운영을 중단했다"며 "평소에도 재정난으로 제대로 된 먹이를 먹이지 못해 동물들이 야위었는데, 앞으로도 사료 급여가 원활하지 않아 더욱 굶주림에 방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이 중단돼 굶어 죽을 위기에 놓인 동물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고 동물원에서도 사료 요청을 해왔다"며 "우리 단체만으로는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 어려워 모금을 통해 사료를 보내줄까 한다"고 전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SNS에 후원 계좌를 올리자 10일 만에 전국에서 성금 1천여만원이 들어왔다.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부경동물원 한 달 먹이값이 5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며 "성금으로 두 달 정도 동물원에 먹이를 보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문을 연 부경동물원은 경남에서 유일한 민간동물원으로 부산·경남지역 아이들이 딸린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좁은 면적, 콘크리트 바닥, 감옥형 전시시설 등으로 인해 김해시에 동물복지 문제가 계속 제기 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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