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를 떠돌던 버추얼(가상) 아이돌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공연장에서도 여전히 대형 전광판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관객석의 열기는 여느 케이팝 팬들과 다르지 않다.
메타버스에 익숙한 Z세대, 알파세대 팬덤은 버추얼 아이돌의 공연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서다.
지난 14~15일 버추얼 아이돌 이터니티(IITERNITI)는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이터니티가 대형 디스플레이 안을 자유롭게 오가며 무대를 펼치면 입체감 있는 조명과 음향이 현실성을 더한다.
제작사 펄스나인은 이번 공연을 영화관 스크린과 실제 아이돌 무대의 중간 점에 있는 '하이브리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MBC '아이돌 라디오 콘서트'에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PLAVE)가 등장했다.
5인조 그룹인 플레이브는 대형 전광판 속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팬들은 오랜 갈증을 풀듯 환호했다.
이날 콘서트는 플레이브의 단독 공연은 아니었지만, 팬덤 '플리' 약 5천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플레이브 제작사인 버추얼 콘텐츠 전문 기업 블래스트는 내년 단독 공연도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같은 날 6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도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이세계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무대를 펼쳤다.
멀티미디어 쇼를 겸한 이세계아이돌의 공연은 억눌려 있던 '비주류' 팬덤을 위한 해소의 장으로 평가됐다.
페스티벌은 1차 예매 오픈 1만장이 8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버추얼 아이돌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일종의 '가성비' 사업으로 통한다.
기본 50억~60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가까이 드는 매니지먼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버추얼 아이돌이 하위문화를 뛰어넘어 케이팝 시장의 한 축으로 주목받도록 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사진=버추얼 아이돌 이터니티 첫 단독 공연 인스타그램 게시글)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