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월가 예상 수준을 다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진정 추세를 유지한 가운데 주식과 채권시장은 큰 움직임 없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FOMC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시간 12일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1%,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다우존스 집계 기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전월과 동일하고, 연간 상승폭은 3.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로 지난달보다 상승폭을 키웠고, 지난해와 비교해 4.0% 올라 월간 기준으로는 동일했다.
항목별로 전체 소비자물가 가중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주거 비용이 전월대비 0.4% 올랐고, 식품 가격은 0.2% 상승했다. 반면 휘발유 가격이 6% 내리는 등 에너지 가격이 2.3% 하락해 전체 상승폭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참고하는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앞서 인플레이션 목표치 2%로 회복과 관련해 "충분히 제한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자신있기 결론내리기에 이르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이날 발표된 지표에 대해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어느 정도 예상과 일치하지만, 전월대비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기대만큼 좋은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앞서 지난주 공개된 노동 통계가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면서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9만 9천건으로 시장예상을 웃돌았고, 시간당임금도 0.4% 증가해 인플레이션과 소비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대형 투자은행 등 시장 참가자들은 3월 금리인하 가능성 대신 연준이 5월 이후 첫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물을 바탕으로 금리인하 시점을 추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3월 25bp 인하가능성은 41.7%, 5월 인하 예상은 50.7%를 기록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컨설팅업체인 하이프리퀀시의 루빌라 파루키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물가가 불편할 정도로 계속 오르고 있고, 연준 관리자들은 위험에 민감하다"며 "매파적인 편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FOMC 회의 성명서와 발언들도 매우 제한적인 언급만 공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기관들은 시장에 청신호를 주는 것을 매우 꺼리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선언하지 않을 것이고, 데이터가 오히려 시장 기대를 반박하는데 상당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는 올해 마지막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5.25~5.50%로 동결하고, 점도표상 내년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지난 9월 5.125%에서 4.875%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현지시간 13일 기준금리 등 통화결정과 경제전망에 대한 성명서를 공개한다. 해당 발표는 한국시간 기준 14일 오전 4시, 제롬 파월 의장 연설은 4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다소 예상을 빗나간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3%, 다우지수는 0.05% 강보합권이고, 나스닥은 0.16% 소폭 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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