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 정치' 시진핑에 공산당 무력화"

입력 2024-01-01 17:4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패 척결을 내세워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숙청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이는 공산당을 무력하게 만들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시 주석이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패 척결 운동으로 10년 넘게 공산당에 공포를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이 2012년 권력을 잡은 이후 공산당 규율기구는 무려 약 500만명을 권력 남용 등 각종 범죄를 이유로 처벌했다. 이 중에는 큰 범법 행위가 아닌데도 처벌한 경우도 있다. 2017년 이후 매년 최소 50만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이는 시 주석 전임자 시절의 약 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2023년에도 금융, 식품, 의료, 반도체,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고위 인사가 처벌 받았다. 중국 외교부장과 국방부장은 지난 여름 실종됐다가 돌연 해임되면서 숙청 의혹이 제기됐고, 최근 중국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부 자문기구에서 군과 방위산업계 인사 12명이 축출됐다.

시 주석이 최근 향후 5년간 벌일 부패 척결 운동을 소개하자 비판론자들은 더 깨끗한 통치를 위해 필요한 구조적 변화와 투명성 강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시 주석이 부패를 개인의 도덕적 실패 탓으로 돌리면서 중앙집권적이고 불투명한 통치 방식을 배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산당과 정부 고위 간부의 자산 공개와 같은 구조적 개혁을 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징계성 숙청을 자신과 자신의 비전에 충성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무기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WSJ는 해석했다. 웬웬앙 미국 존스홉킨스대 정치학 교수는 "시 주석이 역설적인 정책도구, 즉 영구적인 캠페인(부패 척결 운동)을 개발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숙청으로 권위를 강화하고 있지만 공산당 당원들이 국가 도전 과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WSJ는 공포에 의한 통치 방식이 정책 토론을 억누르고 하위 관리들의 우유부단을 부추기고 있다는 공산당 내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는 결국 보신주의와 관료주의 확산시켜 청년 실업률 급상승, 부동산시장과 소비심리 위축, 국가부채 증가,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시장 외면 등 경제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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