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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헝다 청산 명령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1-30 08:04   수정 2024-01-30 08:05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해서 결국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회색 코뿔소’라고 합니다. 코뿔소는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도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죠. 하지만 초식 동물이다 보니 방심하다가 막상 공격을 받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당하게 되는데요. 이런 회색코뿔소 상황이 중국에서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입니다.
    수년전부터 중국 부동산 분야 버블에 대한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중국 당국이 그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결국 일이 터지고 있는 건데요. 영어로는 ‘에버그란데’라고 불리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어제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헝다는 2021년 말 디폴트를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 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채권자들은 헝다에 투자했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홍콩 법원에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승인한 건데요.
    다만, 이 같은 결정이 헝다의 ‘즉각적 파산’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헝다의 자산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서 홍콩 법원의 명령이 관할권을 초월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콩과 중국은 2021년, ‘국경 간 파산 사건 관련 협정’을 맺었는데, 그에 따라 중국이 지정한 본토 내 3개 법원 중 한 곳에서 인정을 받아야 중국 본토에서도 효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내 헝다의 부동산 개발 사업장은 1200여 곳에 이릅니다. 파산 절차가 시작되면 중국에서 진행 중인 헝다의 부동산 프로젝트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죠. 따라서 중국 정부로선 경제 전체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홍콩 법원 결정 수용을 최대한 늦출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이고요. 헝다 그룹 자체도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 개발 회사 '완다그룹'은 지난달 고급 호텔을 매각한데 이어 이번 달에도 현금 확보를 위해 대형 쇼핑몰 10개를 매각했습니다. 완다그룹은 작년 7월, 만기가 임박한 채권 4억 달러 가운데 최소 2억 달러의 상환금이 부족한 상태라고 밝히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는데요. 최근 잇단 부동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겁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부동산 위기,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 많은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주택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투자로 보였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에서 개발사들은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고금리 기조 속에서 이자 부담이 커졌습니다. 특히, 앞서 말했던 헝다그룹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로, 총부채는 약 3천 250억 달러 수준에 달합니다. 그중 1300억 달러 가량이 2023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문제가 커졌던 겁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활황기에 과잉 공급됐다가 2020년부터 급속하게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내세우면서 시장의 거품 해소를 명목으로 자금 규제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는 3대 레드라인을 도입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신규 차입을 제한하기 시작했고요. 그 결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여러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디폴트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최근 긴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방어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감독 관리총국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수익성이 양호한 부동산을 담보로 기존의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영업용 부동산 대출’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이 대출의 주요 용도는 부동산 관련 투자였는데, 이번에 당국이 기존 부채 상환에 대출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겁니다.

    중국 금융 시장 상황도 살펴볼까요? 우려했던 것과 달리 헝다 소식에 큰 영향은 받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홍콩 항셍지수, 홍콩 H지수 등 중화권 증시는 되레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외신들은 헝다 위기는 이미 예견된 사안이었던데다, 중국이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놨던 점, 그리고 중국 법원의 판단까지도 기다려봐야 한다는 점이 시장을 안정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헝다그룹을 시작으로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채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면 적잖은 여파가 있을 것이고, 중국 경기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부동산 총액은 약 60조 달러로 미국의 3배 수준에 달하고요. 중국 GDP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위기로 인해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건데요. 또, 철강, 구리, 알루미늄 같은 금속류와 석탄, 유류 등의 에너지류 상품들도 중국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헝다그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은 약 200개, 그 중 30개는 외국계 은행이며,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도 약 50개에 달하는 만큼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만약 중국 당국이 헝다 청산 명령을 받아들여 자산 매각에 돌입한다 해도, 중국 당국은 국내 채권자를 우선 보호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외국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행히도 헝다에 채권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외에 원-달러 환율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헝다 청산 우려가 현실이된다면 중국 금융 시장이 흔들릴 것이고, 위안화 절하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될 텐데요. 이는 결국 원-달러 환율 하락도 일시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월렛에서는 금융계를 놀라게 했던 헝다 그룹의 청산 명령 소식과 예상 파급 효과, 그리고 중국 부동산 위기의 배경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가 갑자기 불거졌던 ‘리먼 사태’와는 다르게, 이번 헝다 사태의 영향은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중국 금융 당국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을 시작으로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 조정도 줄줄이 이어진다면 중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으니 계속해서 주시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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