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열풍에도 못 웃는 건설주…숨은 진주는

방서후 기자

입력 2024-02-13 12:23   수정 2024-02-13 12:23

    <앵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빛을 본 종목들이 있습니다.

    바로 PBR, 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들인데요.

    자기 자본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저 PBR 기업들 중심으로 매기가 쏠리고 있는 가운데, 건설주 만큼은 역대급 저평가에도 마냥 웃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취재기자와 짚어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최근 건설주 주가 흐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이었죠.

    정부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 같은 상장사들의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는 등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방침을 밝힌 이후 약 3주가 지났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면서 PBR 1배 미만인 기업 100여 곳 중, 주가가 10% 이상 오른 기업들이 60%를 넘었습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미치지 못한다, 쉽게 말해 회사가 망해도 보유 자산을 팔면 주주들이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는 된다는 뜻인데요.

    정부 발표 이후 이런 기업들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가총액 1조원이 넘고 PBR 1배 미만인 건설사들의 주가 상승률은 한 자릿 수 대에 그쳤고요.

    그 마저도 정부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에 바짝 상승한 이후 이달 들어서는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건설주 하면 대표적인 저 PBR 종목들 아닌가요?

    왜 이번 상승장에서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건설주는 통상 PBR 0.6~0.8배 정도의 저평가주로 분류돼 왔습니다.

    집이나 플랜트 같은 것들을 지어서 팔기 때문에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여겨지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아파트 분양을 비롯한 건설 경기 전반이 위축되면서 지금은 평균 0.4배에 불과합니다

    건설사가 가진 자산이 100 이라면 시장에서는 40 정도를 가진 기업으로 밖에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 부담은 계속 높아지고 반대로 미분양은 늘고, 분양은커녕 아예 착공도 못해서 PF 대출 이자 비용도 나가면서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DL이앤씨 같은 경우 작년에 주택사업을 거의 놨다고 보시면 됩니다.

    원래 1년에 한 1만3천 가구 정도 분양하는데, 지난해에는 3분의 1밖에 못했습니다. 영업이익도 덩달아 3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고요.

    대우건설도 미분양 관련 손실을 1천억원 넘게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고, 인천 검단아파트 사고를 일으켰던 GS건설은 아예 영업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문제는 올해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신세계건설이나 롯데건설 등 그룹사의 뒷배가 있는 건설사들조차 유동성 위기 우려가 불거지면서 건설사들의 실적 전망이 계속 어둡다는 겁니다.

    특히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고, 감소세로 돌아선 줄 알았던 미분양이 다시 증가하는 등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집을 지어서 발생하던 매출마저도 착공이 줄어든 영향으로 올해부터는 감소할 전망입니다.

    한 마디로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었던 셈입니다.

    <앵커>

    여태까지 계속 안 좋았는데, 앞으로는 더 안 좋아질 거라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주를 두고 아직 하향 사이클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원가율이 90%대로 치솟은 상황에서 집을 팔아도 남는 게 없고, 그나마도 이제는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상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생겨도 팔릴 때까지 기다리는데, 최근 대우건설이 이것을 바로 손실로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팔릴 거라고 예상을 한다는 거죠.

    이렇게 실적 전망이 어두우면 주가 부양책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업종 특성상 부채비율과 우발채무 부담이 높아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당장 대규모 주주환원이 기대되던 삼성엔지니어링이 말을 바꿨습니다.

    심지어 여긴 주택을 안합니다. 플랜트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건설섹터 최선호주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 투자와 현금 유동성 등을 고려해 발표를 미뤘습니다.

    당장 올해 살생부에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들조차도 공사대금이 들어오는 족족 차입금을 상환한다고 하니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있을 리가 없겠죠.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매매가격이 의미있게 상승하는 시점을 건설주의 바닥으로 보고 당분간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숨은 진주는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그나마 이익 개선세가 기대되고 재무구조가 우수한 편인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분기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의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요.

    마진이 높은 대규모 자체 사업인 만큼 분양에 성공한다면 큰 돈을 만질 전망입니다.

    DL이앤씨는 자사주 1천억원 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연간 분양 목표도 1만 가구로 잡은 만큼 일정에 맞춰 제대로 분양만 한다면 작년보다는 주택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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