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녀 정책' 부메랑…中, 저출생 위기 가속

입력 2024-02-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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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40여년 전에 시행됐던 '한 자녀 정책'의 폐해가 출생아 수 감소라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자 기사에서 "중국에서 오늘날 진행 중인 급속한 변화는 1980년에 제정된 역사상 가장 큰 사회적 실험 중 하나인 중국의 '한 자녀 정책' 설계자들이 예상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자녀 정책'은 모스크바에서 훈련받은 원로 미사일 과학자인 쑹젠(92) 등이 로켓 궤적을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수학적 모델을 인구 증가에 적용한 계산표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당시 네덜란드의 수학자들과도 교류했던 쑹젠은 과학자들과 함께 출산율이 중국 인구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계산해 1979년 후반부터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성 1명당 3명 수준인 당시의 합계출산율을 일정하게 적용하면 2080년까지 중국 인구가 42억 6천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발표했다. 이런 예측은 덩샤오핑 등 최고지도부에 충격을 줬고 결국 중국 공산당은 1980년 9월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한 자녀 정책을 공식 채택했다.

한 자녀 정책 시행으로 중국 인구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강제 낙태, 남녀 성비 불균형 등 여러 부작용도 초래됐다.

WSJ은 한 자녀 정책이 인간의 행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자녀 1명만 낳을 경우 아들을 원하는 전통적인 남아선호 사상에 대한 고려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시로의 대규모 이주와 같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한 자녀 정책'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지고 결함이 있다"며 중국 출산율은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저절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WSJ은 전했다.

결국 중국은 2010년대 들어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2016년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고, 2021년 3자녀 허용으로 제한을 추가 완화하면서 한 자녀 정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핵가족 중심의 사회가 오래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고정관념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WSJ는 한 자녀 정책 하에서 성장한 중국의 젊은 여성들은 아이 낳기를 점점 더 꺼리고 있기 때문에 출생아 수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신생아 수는 2022년과 2023년 잇달아 1천만명을 밑돌면서 2년 연속 내리 감소했다. 중국 신생아 수가 1천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이다. 올해 역시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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