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어떡하라고"…의료대란에 발동동

입력 2024-02-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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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에 나서면서 서울시내 대형병원 곳곳에서 '의료대란'이 현실화했다.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각 병원 전공의가 근무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해 수술과 입원이 연기되고 퇴원은 앞당겨지는 등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에 앞서 수술 일정을 조절했고, 과별 상황에 맞춰 추가 조정하고 있다.

안과 등은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외래 진료를 대폭 줄였다.

병원 내부적으로는 전공의 이탈로 향후 수술 일정을 50% 정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성모병원 등과 함께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병원으로 꼽힌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응급·중증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당장 21일부터는 수술 일정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 병원에서 26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암 환자는 암을 키우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환자의 중증도나 응급도를 고려해 입원과 수술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

각 병원은 수술이 연기·축소된 데 따라 신규 환자의 입원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일부 진료과는 환자들의 퇴원을 다소 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환자들의 불안은 극심하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통해 환자 불편 사례를 취합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접수된 34건 중 수술 취소는 25건, 진료 예약 취소는 4건, 진료 거절은 3건, 입원 지연은 2건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신고 사례 중에는 1년 전부터 예약된 자녀의 수술을 위해 보호자가 휴직까지 했으나, 입원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빈 자리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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