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여성 비율 올랐지만...'교수 쏠림'은 여전

입력 2024-03-04 17:25   수정 2024-03-04 17:25

금융당국 압박에 사외이사 늘리고
여성 후보 대거 선임했지만

학계 비중은 43%에서 46%으로 상승

5대 금융지주가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사외이사진의 숫자를 늘리고, 여성 비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금융지주 이사회의 선진화를 요구한 금융당국의 정책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교수와 연구원 등 학계에 편향된 인적 기조는 이어지고 있어 사외이사진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전히 제기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2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8명에서 9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의결에 부친다. 함영주 회장이 단독으로 맡던 사내이사 구성에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승목 하나증권 대표가 합류하면서 사외이사진의 영향력이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금융지주도 이사회 소속 사외이사를 6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이번 주총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의 증가다. 신한금융지주는 4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영권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와 송성주 고려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신한금융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는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원숙연 이화여대 교수가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였지만, 이번 주총에서 윤심 전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의 선임이 진행되면 9명 가운데 2명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우리금융 이사회도 송수영 사외이사가 물러난 자리를 박선영 동국대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교수로 채워 6명중 1명이었던 여성 비중이 7명 중 2명으로 올라갔다.

사외이사 인원 확대와 여성 비율 개선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말 내놓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 및 지주사의 사외이사가 평균 7~9명으로 두자릿수인 글로벌 은행권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인 점과, 여성 비율이 12%로 젠더 다양성을 강조하는 트렌드에 맞지 않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의 여성 이사 비중은 30~50%대에 달한다.

다만 교수 등으로 편중된 사외이사진을 대규모로 변화시키는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직 주총 안건이 나오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4개 금융지주사가 임기가 만료됐거나 사임 의사를 드러낸 사외이사 22명 가운데 16명과 임기를 연장하겠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공통적으로 사외이사의 기본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최장 임기인 5년(KB)이나 6년(신한·하나·우리·농협)까지는 연임을 보장한다.

기업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전현직 교수들을 중심으로 사외이사진을 채우는 면모도 여전하다. 현재 5대 금융 사외이사는 37명 중 43%인 16명이 교수 출신이다. 이번 주총에서 각 금융지주사가 제시한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교수 비중은 46%로 되려 상승한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은 통상 기업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지속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경영진에 과도하게 협조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금융당국과 기재부 등 관가 출신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 이제는 편향의 대상이 교수로 바뀐 것 같다"며 "핵심은 금융 실무와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고, 경영진과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을 선임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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