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쇄신 진정성 논란..."먹튀 아닌데 억울" [IT인사이드]

박해린 기자

입력 2024-03-06 13:45   수정 2024-03-06 13:46

    <앵커>
    IT업계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박해린 기자의 IT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박 기자, 쇄신 기대감에 한동안 분위기가 좋았던 카카오에 대한 여론이 다시 심상치 않습니다.

    주가도 연일 하락센데, 무슨 일입니까?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얼마전 CTO 직에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내정했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규돈 전 CTO가 과거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먹튀 인물'이라며, '회전문 인사'를 택한 카카오가 과연 쇄신과 혁신에 진정성이 있냐는 논란입니다.

    또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이달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거든요.

    즉 아직 내정자 신분인데, 벌써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냐는 비판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정규돈 전 CTO가 왜 먹튀 인물로 거론되는 겁니까?

    실제로 먹튀 인물로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억울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먹'은 맞지만 '튀'는 아니다,

    또 '먹'도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시각인데요.

    주가로 보시죠.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는 카카오뱅크 상장 후 3거래일만에 보통주 10만 6천주를 매도했고,

    이후 2주 후에 1만여주를 매도해 총 70여억원의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대부분의 주식을 팔았던 첫 매도시기의 평단가는 약 6만2천원으로 당일 종가와 비교해도 크게 낮고,

    이후에도 주가는 크게 올라 9만원 선까지 치솟았죠.

    이에 카카오 측은 정 전 CTO의 스톡옵션 행사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피해를 입히지 않았고,

    또 당시 IPO 열풍이 불면서 상장 후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여겨지던 분위기였다며, '먹튀'라고 보는건 무리라는 겁니다.

    <앵커>
    그럼 왜 '먹튀'라는 수식어가 붙은 겁니까?

    <기자>
    사실 카뱅 상장까지는 언론에서도 '먹튀'라는 단어보단 '잭팟'이란 단어를 썼는데요.

    이어 카카오페이가 상장하면서 대표를 포함해 임원진들이 시간외매매로 약 9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큰 충격을 줬거든요.

    곧바로 주가가 급락했고, 이에 개인투자자의 공분을 사 같이 묶여 비판을 받았다는 겁니다.

    또 카카오 측은 정 전 CTO가 지난해 2월까지 근무했으니 '먹고 튄' 경우는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정신아 내정자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서는 카카오의 쇄신TF장을 맡고 있는 정 내정자는 지금도 카카오 쇄신에 필요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핵심 경영진의 상장 직후 주식 대량 매도 등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상장 당시와 비교해 3분의 1토막 수준에 불과하기에 시장의 시선이 싸늘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여론이 안좋다보니 정신아 내정자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텐데,

    이같은 논란은 예상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어제 과기정통부에서 주관한 AI기업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신아 내정자에게 논란을 예상하고도 정 전 CTO를 내정한건지 질문했지만 답변을 피하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고려했다, 하지 않았다"라고 명확히 답변할 수는 없으나

    카카오의 복잡한 서비스를 이끌어갈 만큼 IT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은 국내에 몇 없기 때문에 '회전문 인사' 논란에서 피해갈 새로운 인물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노조와 직원들도 회전문 인사라는 점에선 반발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꼽기는 어렵다는 데는 수긍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로 카뱅은 준비법인에서부터 CTO 직위를 마련한 유일한 금융사로 시작했고, 정규돈 CTO가 안정적이고 혁신적인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아직 내정 단계이기 때문에 논란이 커질 경우 철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의 쇄신을 책임지는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이 문제에 반대할 것이란 일부 보도가 있었는데,

    준신위 측은 사실이 아니며, 해당 건을 회의 안건으로 올릴지 고민하고 있긴 하나

    개별 회사의 인사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CTO 한 명으로 쇄신의 진정성이 의심 받는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카카오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카카오, 그 자체겠지요?

    <기자>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카카오의 신성장 동력이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카카오톡이 유튜브에 국민앱 자리를 내어주고, 그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죠.

    사실 결국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본업인 카카오톡 비즈니스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한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공개 예정이던 자체 개발 생성형 AI모델 '코GPT2.0'의 공개를 미루고,

    현재 카카오톡 기존 서비스와의 결합을 꾀하고 있는 단계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정 전 CTO가 혁신의 성과를 확실히 보여준다면 이번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결국 쇄신의 진정성이 있었느냐라는 비판으로 귀결되고, 카카오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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