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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EU DMA 디지털시장법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3-08 08:13   수정 2024-03-08 08:13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현지시각 7일부터 EU에서는 디지털 시장법, 즉 DMA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들에게 법을 준수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했는지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법안 준수 여부를 평가할 예정인데요. 조치가 미흡하거나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 유럽 내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디지털 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애플이 과징금 폭탄을 받았었죠. EU 집행 위원회가 지난 4일,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을 통해 모든 앱을 구매하도록 강제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 뮤직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한 건데요. 그 규모만 18억 4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2조 7천억원에 달했습니다. 시장에서는 5억 유로 정도를 예상했는데, 이를 세배나 웃도는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DMA 시행을 앞두고 빅테크에 대한 선전 포고 성격이 크다고 봤습니다.

    애플의 사례에서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듯, DMA는 결국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규제하는 법입니다. 이 법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했는데요. 구체적으로 검색 엔진, 운영체제, 온라인 광고, 가상 비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대상이고요. 더 구체적으로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500만 명 이상이고, 시가총액이 750억 유로, 연 매출 75억 유로 이상에 해당하면 게이트 키퍼로 지정이 됩니다. 이 기준에 맞춰서 현재 게이트 키퍼로 지정되어 있는 기업은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 6개 회사인데요.

    DMA 법안은 서비스 별로 별도 의무 사항들도 부여했습니다. 규제 영역은 총 22개 서비스인데, 예를 들어서, 애플이나 구글은 각각 앱스토어와 구글스토어 외에 다른 수단을 통해서도 앱 설치를 가능할 수 있게 해야 하고요. 서비스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함부로 광고에 활용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또, 자사의 앱이나 서비스를 포털 상단에 나타나게 하는 등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것도 규제 대상인데요. EU는 기업들이 디지털 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고,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에는 연 매출의 최대 20%까지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기업들은 법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 조정을 대부분 마쳤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검색엔진에서 항공권을 검색하면 과거에는 구글 자체 예매 서비스인 ‘구글 플라이트’ 결과부터 뜨거나, 페이지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링크가 먼저 노출됐는데요. 이제는 사라지고 여러 예매 사이트 목록이 나와있는 ‘항공편 검색 사이트’란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서는 안된다는 DMA 규정에 따라서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그리고 앞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애플은 DMA 법을 수용한 iOS 17.4업데이트를 부랴부랴 내놨는데요. 유럽 사용자들을 위해서 애플페이 외에도 다른 결제 서비스를 통해 인앱 결제를 할 수 있게 했고, 타사 앱마켓을 통해 앱 다운로드가 가능해졌습니다. 또, 30%에 달하던 앱 결제 수수료도 EU 안에서는 13%까지 낮췄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DMA의 우회로를 뚫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현지시각 6일, DMA의 본격적인 시행을 하루 앞두고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유럽 내 개발자 계정을 전면 차단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과거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서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가 퇴출 당하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애플을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미국 법원이 앱스토어 외에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라고 판결했는데, 양사는 이렇게 다시 한번 충돌하게 됐습니다. 이번 차단 사태에 대해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스토어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 든 것”이라며 DMA를 위반한 거라고 비판했고요. EU는 애플에게 에픽게임즈를 차단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애플이 EU DMA 법의 경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런 EU의 반독점 규제 움직임에 세계 각국도 호응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구글의 광고 사업부 일부에 대해서 분리 매각할 것을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이 온라인 광고와 관련된 구매와 중개, 판매시장 모두를 독점하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 중 일부를 매각해야 한다는 건데요. 아마존 역시 자사의 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시켰다는 이유로 일부 사업을 매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형 플랫폼을 사전 지정해서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고요.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표했던 보고서에서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충분하다”며 구글과 애플을 겨냥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호주와 싱가포르 상황도 비슷한데, 이번 EU DMA의 성공 여부가 디지털 규제와 관련된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한편, 게이트 키퍼 기업들이 내놓은 DMA 이행 조치가 경쟁 우려를 해소하기엔 아직 불충분하다는 불만도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고요. EU가 시행 초기부터 강하게 단속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불복해서 소송을 거는 등 혼란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과연 EU의 DMA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 반독점 규제 흐름은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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