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생필품값 1년에 2번씩 올린 기업들…“인플레 키웠다”

김채영 기자

입력 2024-03-11 13:39  

국내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이전보다 상품 가격을 더 자주 올리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이전보다 상품 가격을 더 자주 올리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팬데믹 이후 국내기업 가격조정행태 변화 특징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기업의 가격조정(인상·인하 빈도, 할인 등 일시조정 제외) 빈도를 조사한 결과, 2018~2021년 월평균 11.0%에서 2022~2023년 15.6%로 상승했다.

가격조정 빈도는 해당 기간 가격조정 기회들 가운데 실제로 기업이 인상·인하를 단행한 횟수의 비율을 말한다.

이동재 한은 물가동향팀 과장은 “이를 가격 유지 기간으로 환산해보면 평균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같은 기간 약 9.1개월에서 6.4개월도 단축됐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연 1.3회 정도 가격을 올렸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한해 약 두 번 올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비용압력이 높은 품목일수록 조정 빈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중간재 중 수입품의 비중이 큰 조미료·식용유지 등은 가격 인상 빈도가 6%를 넘은 반면 수입품 비중이 적은 위생용품과 과자·빙과류는 2%가 채 되지 않았다.

가격 인상 폭은 팬데믹 이전과 비슷했다. 국내 생필품 가격 인상률은 1회당 평균 20~25%, 인하율은 15~20%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 과장은 “고물가 시기에 기업들이 가격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저항 및 민감도, 경쟁 제품으로의 대체효과 등을 고려해 가격 인상 시 ‘폭’보다는 ‘빈도’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은은 기업들의 가격 조정 빈도가 높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비용 인상, 수요 증가와 같은 요인들이 생길 경우 좀 지켜보다가 가격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비용 상승 압력을 상품 가격에 빠르게, 자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수준과 기업의 가격인상 빈도 변화 사이 관계를 분석한 결과 물가 상승률이 4~5%대로 높은 시기에는 같은 비용 충격(유가·곡물가 상승 등)에도 인상 빈도가 늘어나면서 충격이 물가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장은 “지금처럼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수준(2%)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향후 새 충격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 변동 폭이 물가 안정기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며 “앞으로 물가 상황을 판단할 때 기업의 가격 조정 행태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