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또 대박"…13조원 공급계약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입력 2024-03-25 15:14   수정 2024-03-25 15:20

    *엘앤에프, SK온과 양극재 13조원 공급 계약

    <기자>

    벌써 일 년 전입니다. 지난해 2월, 엘앤에프는 테슬라에 하이네켈 양극재를 공급한다고 공시했죠.

    계약 규모는 약 3조 8천억 원. 당시 엘앤에프 매출액의 4배가 넘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워낙 규모가 컸다 보니 엘앤에프는 당시 30분 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엘앤에프가 일 년 만에 또 터뜨렸습니다.

    오늘 오전 SK온과 13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겁니다.

    공시 내용 뜯어 보면서 이번 계약의 무게와 향후 국내 배터리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브리핑 잘 들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아이템 회의하던 도중에 갑자기 공시가 나왔잖아요.

    어떤 내용인지 공시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공시는 오늘 아침에 나왔는데요. 엘앤에프가 SK온과 전기차에 들어가는 하이네켈 양극재 30만톤을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300만대에 들어가는 분량인데요. 금액으로 따지면 약 13조 원 수준입니다.

    기간이 오는 2030년까지니까요. 6년 반에서 7년 정도 남은 거죠. 연간으로 계산해보면 매해 약 2조 원가량의 매출이 떨어지는 겁니다.

    작년과 재작년 엘앤에프의 실적 살펴보시면, 재작년엔 약 4조 원, 지난해엔 4조 6천억 원가량 매출을 거뒀으니까요. 상당한 규모입니다.

    또한 공시에서 계약 상대를 보면 'SK온 및 계약 상대방 지정업체'라고 적혀 있거든요. 현재 SK온은 고객사로 현대차그룹을 두고 있잖아요.

    그러니 향후 현대차의 전기차 확대와 관련해서도, 추가 공급 논의도 가능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공급계약 내용을 반영하면, 엘앤에프에 대한 눈높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 기자, 그런데 장 초반 주가가 반짝 뛰더니, 지금은 2%가량 하락 중이네요.

    K-셀온입니까?

    <기자>
    시장에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취재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벌써 시장의 시선은 다음 계약 상대방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SK온이 현대차에 공급하는 물량과 관련해서, 유미코어,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경쟁자가 될 것이란 이야기는 계속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대감이 반영되며 엘앤에프의 주가도 최근 상승했던 것이고요.

    그러니 단기적으로 볼 때 이번 수주는 가격에 일부 반영이 됐다는 거죠. 이제 다음은 에코프로비엠에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 중이라는 겁니다.

    오늘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6% 넘게 뛰고 있는 것도 이 이유에서고요.

    다만 여전히 엘앤에프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곳도 많았습니다.

    현재 SK온 뿐만 아니라요.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오창·미국 애리조나 4680 원통형 전지도 있고요.

    유럽 노스볼트, 파나소닉 4680 원통형 전지 등 추가적인 공급 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번 수주 계약 발표 이후, 향후 전망은 조금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끝으로 전기차 업황 얘기만 한 번 짚어보죠. 전세계적으로 전망이 좋지 만은 않다는 얘기는 저희 방송 통해서도 많이 전해드렸는데요.

    테슬라도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줄였다는 얘기도 나왔고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주 6일반씩 돌리던 상하이 공장의 근무 시스템을 주 5일로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상하이 공장에서 6만대 가량 차량이 출하됐거든요. 지난 1월에 비해 16%, 일년 사이 19% 줄어든 겁니다. 때문에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요.

    유럽에서도 지난달 20만 4천대 가량 전기차가 팔렸습니다. 독일이 보조금을 중단하고, 프랑스도 보조금 대폭 축소하며 상반기까지는 부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정부도 목표치 비중 낮춰잡고 있습니다.

    작년 바이든 정부가 2032년까지 신차를 기준으로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이 목표치를 56%로 낮춰잡았거든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속도 조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계획에 맞춰서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 50%를 목표로 투자를 진행해 왔는데, 이 시기를 2년 이상 늦춰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한 얘기이긴 한데요. 증권가에선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독 한국 주식시장에만 실적둔화에도 기업가치는 상승한 업체들이 많은 상태"라며 "주가 급락폭이 실적 하락폭 대비 컸던 업체들에 대한 투자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한 마디로 오늘 발제 정리하면요?

    <기자>
    "엘앤에프,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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