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 옛날이여"...금융권 재취업 '별따기'

입력 2024-03-25 17:09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에서 한때 잘 나가던 금융직 종사자들이 지금은 취업 빙하기에 직면해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돼 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취재한 홍콩 주민 에릭 리는 가족 사업을 운영하던 고용주가 다른 곳으로 사업체를 옮기며 실직했다. 그는 17개월째 구직 활동 중이다. 그사이 주택 월세로 거의 매월 6만 홍콩달러(약 1천만원), 자녀들 교육비로 연간 100만 홍콩달러(1억7천만원)의 청구서가 쌓여가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리씨와 같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금융직 종사자에 대한 구인이 UBS그룹이나 씨티그룹 등으로부터 많았지만 이곳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직업 안정성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자리를 잃은 24살의 양씨는 컨설팅,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에서 10여 차례 면접을 봤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비싼 주택 임대료 탓에 본토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시장에 사모펀드 일자리라도 하나 생긴다면 경력자들의 이력서 수백 개가 쇄도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며 홍콩 자본시장은 타격을 받았다. 경제 전망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고 홍콩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IPO 자금 조달 규모는 56% 감소한 46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불과했다. 20여년 전 닷컴 거품 붕괴 이후 가장 적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데이터 보안과 금융시장 규제 강화로 인해 중국 기업의 해외 자산 취득이나 상장도 어려워졌다.

글로벌 자본이 중국 경제에서 철수하면서 금융 중심지 홍콩의 고통은 심해졌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은 지난 18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여러 차례 인력 감축을 실시했다.

홍콩에서 금융서비스 산업은 2022년 기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3%, 고용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경제에 타격이 크다.

그러나 증권사 CLSA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조너선 슬론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홍콩에서 호황과 불황은 예상되는 부분이었다며 "강세장의 거품은 사라졌지만 "홍콩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예전처럼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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