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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니어쇼어링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4-02 08:11   수정 2024-04-0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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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멕시코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바로 멕시코였는데요. 멕시코의 미국 수출액이 중국을 넘어선 건 20년 만입니다. 미중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멕시코는 니어쇼어링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는데요. 니어쇼어링이란, 우호국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오프쇼어링의 대안으로 제안한 것입니다. 프렌드 쇼어링이라고도 불리고요.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접 국가로 생산지를 이전하는 전략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럼 멕시코가 미국의 '니어쇼어링'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멕시코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물류 면에서 미국 국내와 큰 차이가 없는데요. 글로벌 물류 파동 당시 문제가 된 컨테이너에 의존할 필요도 없고, 육로로 상품을 운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생산지 거리가 가깝다 보니 기업이 시장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또 미국에 비해 4분의 1 저렴한 노동 비용과 토지 비용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비용절감을 실현할 수 있게 하고요. 문화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비즈니스 환경에서 발생하는 오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체결한 북미 자유협정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혜택이 멕시코와의 거래를 늘린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멕시코 정부에서도 자체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멕시코의 산업 자동화 및 제어 시장은 2022년까지 47억 달러 규모였으나, 작년부터 5년간 연평균 7.45% 성장하면서 2028년까지 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먼저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큰 존재감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멕시코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2022년 반도체법에 따라 조성된 '국제기술 안보혁신 기금'으로 세계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고 다변화하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멕시코를 기반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생태계를 확립하겠다는 뜻인데요.
    대만 기업들 또한 생산 시설을 멕시코로 옮기고 있습니다.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 업체들에게 생산 기지 이전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15년 전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관련 부품 제조시설 기지를 중국에 세운 뒤, 핵심 제조 기술과 시설이 중국 중심으로 돌아가게 됐다며,미국이 이를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이폰의 핵심 부품 시설, 그러니까 폭스콘은 현재 중국 '정저우'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데요.

    이에 대만 업체들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멕시코를 선택했습니다. 먼저 애플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이 지난 2월 멕시코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할리스코에 있는 토지를 매입해 AI 서버용 부품을 생산할 공장을 지을 계획입니다. 여기서 생산된 AI 서버용 부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으로 공급될 예정인데요. 폭스콘은 지난 4년 동안 멕시코에 약 6억 9천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멕시코에서의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델 테크놀로지'와 '휴렛팩커드'에서도 주요 공급사들에게 생산 시설을 동남아시아와 멕시코로 옮겨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요청했습니다.
    아마존에서도 멕시코에 진출한 이래로 최다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지난달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라 50억 달러를 투입해 신규 '데이터 센터 클러스터' 건설을 발표했는데, 이를 멕시코 중부 '케라타로 주'에 건설할 예정입니다. 아마존은 멕시코 정부로부터 어떤 세제 혜택을 받을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업 이전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 중이라 밝혔는데요.

    하지만 멕시코로 기업을 이전하려는 기업들이 안아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일단 물과 전기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요. 지역 갱단이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일부 대만 기업들은 자체 보안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중국 노동자들에 비해 숙련 노동자 수가 부족하고 초과 근무를 하려는 의지가 덜하다고 업계에서는 토로하고 있는데요. 또 중국은 멕시코와 미국의 자유협정을 '역이용'해, 멕시코를 '우회 수출 통로'로 삼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쟁사 비야디도 미국 진출을 위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죠? 중국 국적 항공사인 남방항공이 비야디의 본고장 '선전'과 '멕시코 시티'를 직항으로 가는 항공편도 신설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멕시코 수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2017년과 비교하면, 무려 260% 증가했습니다. 이에 미국이 가만 있을리 없는데요. 멕시코가 최근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는데,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11월 대선을 앞두고 멕시코가 직접 중국에 대해 전기차를 포함해 추가 제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멕시코는 현재 세계 50개국과 14개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니어쇼어링의 이점을 얻기 위해 아시아, 유럽,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멕시코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자 세계 5위의 자동차 수출국으로도 등극했는데요. 이에 힘입어 글로벌 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멕시코 페소화에 대한 강세 베팅을 최근 1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페소화는 지난해 25년 만에 가장 강세를 나타내며 ‘슈퍼 페소’현상을 일으켰고, 올해에도 가장 수익률이 좋은 통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과 멕시코의 금리차이를 활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페소화 강세에 주된 이유였지만, 이제는 미국의 입맛에 맞춘 니어쇼어링을 노리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질 전망인데요. 멕시코가 미중 갈등의 수혜국으로 지목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거점이 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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