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좀" 선거철 각종 요청에 사장님 '난감'

입력 2024-04-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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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각 정당 대표들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이들을 경비하는 경찰 인력들이 인근 자영업자들에게 과도하게 협조를 요청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충남 천안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34) 씨는 2일 오전 10시께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경찰버스·경찰차 등이 카페 앞에 주차하더니 한 경찰관이 찾아와 "오늘 주요 인사가 방문해 출동했다"며 "경비인력 200명 정도가 카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천안 성성호수공원 카페거리 일대를 찾아 천안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정만 후보를 지원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마지못해 이를 허락했고, 이후 2시간 동안 경찰 수십 명이 카페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는 "자동문이 계속 열렸다 닫혔다 해 고장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찰나에 일부 경찰관은 손으로 문을 치기도 했다"며 "정작 손님들은 화장실 사용도 제대로 못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다들 빠듯하게 월세와 관리비를 내면서 장사하는데 오늘 하루 매출보다 화장실 수도·전기세가 더 나왔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3일 오후 해당 카페를 찾아 A씨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배치 경찰관을 상대로 재발 방지 교육을 철저히 해 추후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이 치열해지면서 '아프니까사장이다' 등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팔아 줄 것도 아니면서 왜 시장에 와 선거운동을 하느냐, 가게 앞 불법주차 하면서 협조해달라 한다, 허락 없이 가게에 들어와서 선거운동하고 명함 뿌리고 가더라' 등의 불만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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