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미국산 드론보다 중국산 드론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산은 가격이 훨씬 비싼데도 러시아의 전파 방해에 대응하지 못하는 등 결함이 많아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드론 제조업체 DJI의 값싼 드론을 구입해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의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디오' 등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최고 성능의 드론을 지원하거나 판매했다.
하지만 미국산 드론은 러시아의 전파 방해 및 GPS 차단을 극복하지 못해 항로를 이탈하기 일쑤였다.
이륙이나 귀환에 실패하기도 했고, 제조사가 이동 가능하다고 밝힌 거리만큼 가지도 못했으며 수리가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크라이나에 3만대 이상의 드론을 지원한 우크라이나군 지원단체 '컴 백 얼라이브'의 분석가는 "미국의 전장용 소형 드론은 개발이 덜 됐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 내 드론 개발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자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개발사와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정부가 정한 통신 표준에 맞춰 드론을 개발하다 보니 진화하는 사이버 공격 대응에 취약했고, 정부의 중국산 부품 사용 금지 규제 때문에 드론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기관인 디지털혁신부의 게오르기 두빈스키 차관은 이런 제한이 매일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드론 전투에서는 문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 달에 드론 1만여대를 소모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대안이 필요했고,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중국 DJI의 시판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산은 미국산에 비해 대당 수천만 원이나 저렴하다고 WSJ은 전했다.
DJI는 성명에서 전쟁에서 자사 드론의 사용을 제한하려고 하지만 드론이 구매된 후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산 완제품뿐만 아니라 중국산 부품을 사들여 자국 공장에서 수십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중국산 드론과 부품의 군용 구매를 금지했고, 2020년에는 DJI가 미국 회사의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무부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WSJ은 미국산 드론의 부실한 전투 능력은 군대에 드론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미 국방부에도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스타트업들은 전통적인 방산업체가 만드는 대형 군용 드론보다 더 빠르고 저렴한 소형 드론 개발에 주력해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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