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리스크에 "천장 뚫렸다"...세계 경제 '시계제로'

김채영 기자

입력 2024-04-15 17:58   수정 2024-04-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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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적 군사 충돌을 펼칠 경우, 전 세계 경제에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먼저 박 기자, 우리시간으로 오늘 밤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데,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 주요국들이 이스라엘 측에 보복 공격을 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에 끝까지 맞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세 차례에 걸쳐 총 17년 간 이스라엘 총리를 지내고 있는 인물로, "테러엔 절대 타협이 없다"고 발언하는 등 이스라엘 내에서도 대표 강경파로 꼽힙니다.

    이스라엘 소식통에 따르면, 전시내각을 구성하는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 각료 5명이 오늘 수시간에 걸쳐 보복 공격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각료 대부분이 보복 공격에 찬성했으나 시기와 공격 수위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확전 가능성이 강하다 또는 약하다 어느 한쪽을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만약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전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선다면 제5차 중동전쟁 발발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더 강력하게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다만 지금까지는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있었던 이란의 공격에 대한 피해가 매우 적었고, 또 G7과 EU 등 주요국들과 주변국들이 이스라엘에 지지를 보내는 한편 재보복 조치를 만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란 측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작전은 종료됐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지 않는 한 새로운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자신들의 공격이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며 미군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만에 하나 미군이 개입한다면 상황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국영 방송을 통해 "미국이 이스라엘 정부의 보복 공격에 가담한다면 미국 측에도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갈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가장 걱정 되는게 '원유 공급망'입니다. 전 세계가 '호르무즈 해협'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란이 봉쇄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만 놓고 본다면 국제유가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316만 배럴로 전 세계 생산량의 4%에 불과하고 이스라엘은 주요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뜻하는 바가 다릅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OPEC 산유국들의 핵심 해상 수송로인데요.

    지난 2022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친 석유 수송량은 하루 평균 2,100만 배럴로 전 세계 수송량의 약 30%,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에 달했습니다.

    만약 이란이 이곳을 봉쇄한다면 전 세계 원유 공급망을 틀어막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유가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JP모건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 오는 8월까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이번엔 연구위원님께 묻겠습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에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까지 추가 연장하기도 했는데, 유가 전망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일단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다면 원유에 대한 실질적인 공급 차질 우려도 완화되는 만큼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OPEC+가 자발적 감산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마저 위협할 경우에는 국제유가 급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기관과 IB들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국제유가가 120불, 중동 전쟁 확전시 130~150불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가 더 오르면, 달러 강세와 원화 가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텐데, 여기서 환율도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강달러 쇼크에 중동 위기까지 고조되면서 이미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환율 상단을 어디까지 열어놔야 할까요?

    <오현희 연구위원>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 경제 호조, 금리인하 시점 지연 등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입니다.

    원화와 동조성이 강한 엔화와 위안화 약세 등이 가세하면서 환율은 1,350원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고, 지난주 금통위를 지나면서 1,360원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중에 주말 동안 이스라엘 이란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을 넘어 1,386원까지 오른 상황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차 저항선인 1,380원을 이미 상향돌파했기 때문에 1,380원에서의 안착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겠고,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고강도 반격을 감행할 경우에는 2차 저항선인 1,400원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자 다시 중동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박 기자,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과거 중동 분쟁들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사태의 확전 양상을 보일 경우 파급력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지난 4차 중동전쟁과 비교할 만큼은 아니겠지만, 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973년,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며 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는데요.

    이에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유가가 무려 4배나 폭등해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2배 가까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한 지금 시점이 전 세계가 고물가 따른 고금리 장기화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발생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운다면, 전 세계 인플레이션 평균치가 1.2%p 오르고 성장률은 1%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지금 국제 원유시장이나 원자재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51년 만에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에 공포가 만연한 모습인데요. 시장 참여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대피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1% 넘게 급락한 반면, 금, 채권, 달러 등 안전자산은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금 가격은 장중 2,4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채권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에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4.6% 부근까지 치솟았습니다.

    또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넘었습니다.

    <앵커>

    길어지는 고금리 속에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오현희 연구위원>

    만약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이슈로 마무리 된다면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난 후에 안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비화 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되면서 물가 상방 위험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주요국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위험회피 확산과 실물경제 악영향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70%를 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동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파급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최근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급락했습니다. 이번 중동 사태가 이런 대체투자자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오현희 연구위원>

    정치·경제적 분절화 흐름 속에서 중앙은행을 비롯한 개인과 금융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그에 따른 건전성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대체투자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과 비트코인의 강세가 그동안 이어졌다고 판단됩니다.

    단기적으로 중동 분쟁의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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