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2만원이 '실화'? 식당가 가봤더니

입력 2024-06-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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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이 2만원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직장인들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이제는 서민 음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셋이 삼겹살에 소주·맥주 몇 병만 주문해도 10만원은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은 서울 지역 음식점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지난달 2만83원을 기록해 2만원대에 처음 진입했다고 밝혔다.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 등 직장이 밀집된 지역의 유명 고깃집에서는 삼겹살 1인분이 150g이며 1만7천원에서 1만9천원을 받는다. 200g을 계산해보면 2만원을 넘어 2만5천원대에 이른다.

소주 가격도 올라 1병에 5천원이고 고급 식당에서는 6천∼7천원까지 받는다. 맥주도 1병에 보통 6천원을 받고 비싸면 8천원도 받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8)씨는 "동료들끼리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자고 말하기도 부담스럽다"며 "남자 두세명이 가면 고기 4∼5인분은 거뜬히 먹는데 술값까지 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1인분(150g)에 1만7천원인 삼겹살을 파는 식당에서 5인분에 5천원짜리 소주와 6천원짜리 맥주 각 3병을 마시면 12만1천원이 나온다. 찌개나 냉면을 곁들이면 그 이상까지도 나온다.

이에 일부 식당은 꼼수로 메뉴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삼겹살 1인분 중량을 130g, 140g으로 정해놓는다.

서울 종로구의 회사에 다니는 노현준(50)씨는 "삼겹살이 너무 비싸져서 그런지 양으로 장난치는 가게들도 있는 것 같다"며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었는지 1인분이 1인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가족끼리 외식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주부 박모(62)씨는 "요즘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도 외식하기가 겁난다"며 "번거롭긴 해도 삼겹살집에 가서 비싸게 주고 먹느니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 푸짐하게 구워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공인중개사 박지영(45)씨는 "창고형 마트에 가면 국내산 덩어리 삼겹살이 1㎏당 1만8천원대, 미국산 등심이 1㎏당 8만원대라서 이걸 사다가 직접 손질해 먹는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정부가 세제지원이나 관세 인하 등 쓸 수 있는 카드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짚었다.

또 "가격이 오른 뒤에는 다시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그동안 억제돼 있던 물가까지 덩달아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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