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경비원이 교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 31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70대 경비원 A씨가 철제 교문에 깔렸다.
그는 마침 인근을 지나던 행인의 도움을 받아 철문 아래에서 빠져나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매일 이 시각 주민들을 위해 운동장을 개방하라는 학교 측 지시에 따라 정문을 열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사고 10여분 전 한 여성이 교문 쇠창살을 붙잡고 앞뒤로 거세게 흔드는 모습을 CCTV 영상에서 확인했다. 이 여성이 흔든 충격으로 경첩 부분이 파손돼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접이식인 해당 철문은 평소엔 한 손으로 밀어도 잘 열릴 정도로 이상이 없었으나, 이 여성이 다녀간 후 A씨가 두손으로 있는 힘껏 밀어도 잘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경찰 등은 학교 측의 시설물 관리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철문은 1999년 개교 때 설치된 뒤 한 번도 보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학교 측은 교육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연 2회 실시해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또 시설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학교 시설팀 관계자는 "매달 육안으로 녹이 슬었는지, 균열이 간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왔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교육청에 보고한 것은 없다"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철문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노동당국은 A씨가 소속된 경비용역업체 대표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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