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 총리실 대변인 베르털런 하바시는 헝가리 국영 MTI통신에 "오르반 총리가 '평화 유지 임무'로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그는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실무 방문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오르반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회담할 것"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러시아 방문이 이목을 끄는 것은 헝가리가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인 데다 러시아에 매우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 대해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 달리 자국민 이익을 지킬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우호적이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의장국이 된 지 하루만인 지난 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휴전과 평화협상을 촉구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EU 순회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오르반 총리가 '평화 유지 임무'라는 명분을 내세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자로 나서는 행보를 보이자 EU는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유화 정책으로는 푸틴을 멈출 수 없다"며 "단합과 결의만이 우크라이나의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지속적인 평화의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엑스에 "EU 순회의장국은 EU를 대신해 러시아와 상대할 권한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논의도 우크라이나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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