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장마 때문에…밥상물가 '폭등'

입력 2024-07-21 07:11   수정 2024-07-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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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침수 피해로 상추 등 채소와 제철 과일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21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2천107원으로 1주일 만에 56.3% 올랐다. 이는 한 달 전의 891원보다 136.4% 비싸고, 1년 전보다 16.5% 높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48.5% 비싼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추는 가락시장 반입량의 절반 이상을 재배하는 충남 논산, 전북 익산에 침수가 발생하면서 이달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추와 함께 대표적인 쌈채소인 깻잎은 100g에 2천5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3%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11.7%, 평년보다 31.6% 각각 오른 수준이다. 깻잎 가격은 가락시장 공급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충남 금산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올랐다.

시금치는 100g에 1천675원으로 1주일 전보다 17.5% 상승했다. 시금치도 평년보다 53.5%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풋고추는 100g에 1천508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3%, 1년 전보다 27.3% 각각 상승했다. 배추(한 포기·5천92원)와 열무(1㎏·4천404원)도 1년 전보다 각각 24.0%, 22.3% 올랐다.

일부 농가에서 침수 피해를 본 과채류 가격도 1주일새 상승세를 보였다.

수박은 1개 2만1천736원으로 1주일 전보다 3.5%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7.5% 오른 수준이다. 참외(10개·1만5천241원)는 1주일 전보다 13.9% 올랐고, 평년보다 5.6% 비싸다. 토마토(1㎏·4천799원)는 1주일 전보다 2.5%, 평년보다 14.1% 올랐다.

다만 수박과 참외, 토마토 가격은 1년 전보다는 각각 1.7%, 6.5%, 6.3% 떨어졌다.

일각에선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도깨비 장마' 등 이상 기후에 따른 불확실성에 채소 가격이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농식품부도 정체전선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장마 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채소류 생육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이상 기후로 밥상 물가가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마철 잦은 호우는 생육 여건 악화, 병충해, 출하 작업 부진 등의 원인"이라며 "산지 출하가 불안정해지고 공급이 급감하면 가격이 올라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마 영향으로 병충해가 발생하면 과일 가격이 오를 수 있다.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는 잿빛곰팡이병, 탄저병 등 병충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장마철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밥상 물가에 영향을 줄 만큼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상 기후로 특정 품목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체감 물가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근원물가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채소류의 경우 이달 호우로 깻잎 재배 면적의 9%(100㏊), 참외 5%(258㏊), 상추 5%(137㏊), 수박 2%(192㏊) 등이 침수됐으나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채소 등 농산물 공급량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밥상 물가 상승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마 피해가 발생한 직후 농촌진흥청 기술 지원과 농협의 무이자 자금 지원 등 대책을 동원해 공급량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일부 품목의 경우 주산지에 호우가 집중돼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올랐지만,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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