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TSMC 잡았다…HBM 공급도 본격화

정재홍 기자

입력 2024-07-31 17:30   수정 2024-07-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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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 5천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반도체 사업의 본격적인 부활을 알렸습니다. 최근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이른바 'AI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삼성전자는 HBM3E 등 AI 메모리 공급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잠정실적 발표에서 예상됐던 것처럼 반도체 사업의 실적이 괜찮았죠?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 약 74조 원, 영업이익 10조 4,43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잠정실적에서 발표했던 것과 부합하는 수치인데요.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DS) 매출이 28조 5,600억 원, 영업이익 6조 4,5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년 만에 TSMC의 매출 약 28조 5천억 원을 따라잡은 데 더해서 지난해 2분기 4조 원이 넘었던 반도체 영업적자가 10조 원 가까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갤럭시S24의 흥행이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출은 27조 원 이상을 기록해 같은 기간 2조 원 가까이 늘었지만 원가가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은 줄었습니다. 또 갤럭시와 아이폰의 동시 호조로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실적도 예상 보다 좋은 1조 1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시장의 관심은 단연 반도체에 쏠려있을텐데요. 엔비디아에 HBM3E를 언제 공급하느냐가 주목되잖아요.

    <기자> 삼성전자는 5세대 HBM3E 8단 제품 양산을 3분기내에, HBM3E 12단 제품도 하반기 내에 공급한다고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HBM 매출 가운데 3분기에 비중이 10% 중반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HBM3E의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더해 차세대 제품인 HBM4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던 HBM에서 삼성전자의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제품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SK하이닉스가 HBM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얼추 공급 속도가 맞아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내 HBM3E 12단 제품 양산과 함께 4분기에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메모리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성장을 자신했다고요.

    <기자> 네. 이날 삼성전자가 실적발표에서 강조한 건 크게 1)HBM 공급 본격화 2)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개선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HBM과 더불어서 시스템 반도체에선 내년 갤럭시S25 탑재를 준비 중인 엑시노스2500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전자의 2세대 3나노 GAA 공정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도 입증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2세대 3나노 파운드리에 대한 일부 성능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제품을 언급한 것을 두고 파운드리 성능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는 5년뒤인 2028년 파운드리 사업 매출이 지난해 대비 9배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투자 대비 수익을 담보할 수 있냐는 AI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I 메모리 공급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고 볼 수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빅테크들의 AI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바 AI 거품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지만, 비용을 투자한 만큼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의문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일단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AI 메모리 공급의 확대를 자신했습니다. 이미 올해 고객사 대상 HBM 공급 물량이 지난해 대비 4배 가량 확보가 돼 있고, 여기에 내년에는 2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2분기 HBM 매출이 250% 늘었고, 올해 전체로 본다면 지난해 보다 300%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습니다.

    메모리 기업들의 AI 메모리 전환으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제품들의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어서요. 올해 하반기까지 반도체 사업의 실적 증가세는 가파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AI 붐이 지금처럼 계속될 것이냐는 질문엔 정답이 없습니다.

    확실한 건 빅테크들이 여전히 AI 인프라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승자가 모든 플랫폼을 독점하는 사례를 이미 수차례 봐았기에 빅테크들의 투자 열기가 쉽게 꺼질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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