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다"던 버핏, 애플 또 팔았다…현금 377조원 역대 최대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8-04 00:11   수정 2024-08-0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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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가 지난 분기 애플 비중을 거의 절반 가까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벅셔 해서웨이는 같은 기간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BYD 지분을 줄여 지난 6월말 기준 보유 현금을 지난 1분기 1,890억 달러(약 245조 원)에서 2,769억 달러(약 377조 원)로 끌어올렸다.

현지시간 3일 오전 벅셔 해서웨이는 2분기 전체 매출액은 936억 5,300만 달러로 전년대비 약 1.1% 줄었다.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361억 달러에서 305억 달러로 약 15%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험 부문 매출액은 가이코(Geico) 성장에 684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4% 늘었으나, 철도와 에너지 부분은 252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6% 감소했다.

미국 2위 자동차 보험회사 가이코(Geico)가 벌어들인 2분기 세금 전 순익은 17억 8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247% 증가했다. 반면 BNSF 철도 수익은 16억 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했고, 벅셔 해서웨이 에너지 순익은 3억 2,600만 달러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벅셔 해서웨이는 지난 분기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755억 달러희 현금을 매각했다. 2분기말 기준 신고한 주식 보유 내역 가운데 애플 보유 지분가치는 전 분기보다 약 500억 달러 감소한 842억 달러에 그쳤다. 감소 비율은 전 분기보다 49%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지난 해 말부터 첫 지분 축소를 시작한 뒤 최대 규모다. 워런 버핏은 지난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올릴 경우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추가 처분을 암시했다.

그러나 버핏은 당시 "자본 배분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한, 애플의 최대 투자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세금 외에 다른 이유로 매각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당시 버핏은 핵심 장기 투자 종목에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과 마찬가지로 애플도 유지하겠다는 해명을 한 바 있다. 벅셔 해서웨이는 2016년 애플에 투자해 IBM 투자 실패 이후 기술 기업에 대한 지분을 크게 늘렸고, 지금까지 9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애플 외 주요 투자 기업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 신고된 지분 규모는 411억 달러 상당이다. 벅셔 해서웨이는 3분기가 시작된 지난 달부터 3주 연속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을 38억 달러 상당 추가로 매각한 상태다. 그 외에 코카콜라와 쉐브론 보유 지분도 186억 달러로 지난 분기보다 2억 달러 가량 감소했다.

막대한 현금 비축의 배경에 대해 워런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연례 주총에서 "현재 상황에서 현금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전혀 고민스럽지 않다"면서 "주식 시장의 가능한 대안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구성을 보면 (현금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좋아하는 공에만 스윙하겠다"며 "우리는 그 돈을 쓰고 싶지만 위험이 거의 없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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