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했다가 과태료를 문 주민이 오히려 신고자를 공개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따르면 부산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 한 달간 빌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찍어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이에 차주들은 구청으로부터 10만원의 과태료를 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는 불법주차가 사라졌다.
하지만 지난 1일 이 빌라 엘리베이터 안에 A씨를 비판하는 협박성 대자보가 붙었다. 과태료를 부과받은 주민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문에는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 A씨가 같은 주민임을 확인했다고 밝혀 A씨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게시문은 "블박(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입주민이신 것 같더라. 어떤 심보로 신고를 하신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어서 이렇게 쪽지 남기게 되었다.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마음 같아선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은데 저도 똑같은 사람 될까 봐 행동으로 옮기진 않겠다"고 적혔다.
그러자 다른 주민들도 대자보에 동조하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샵 인정" "진짜 너무함. 잘 먹고 잘살아라." "동감한다. 저도 신고당했다" "주차 공간이 없다면 당연히 (장애인 구역에) 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빡빡하게 굴지 좀 마라 ㅠㅠ" 등이다.
대자보는 게시 1주일쯤 지나 제거되긴 했지만, A씨는 빌라에서 다른 주민들과 마주칠 때마다 위해를 당할까 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A씨는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 못했는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 나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된 후 댓글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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