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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2%짜리 적금이 등장한 이유는?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기자

입력 2024-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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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수신금리 줄인상
하반기 영업 대비한 '실탄 확보'
만기 앞둔 뭉칫돈 이탈 예방 목적도


"우대금리 조건만 지키시면…연 12% 드립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 속에 은행들이 속속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은 반대로 금리를 올리며 치열한 수신 경쟁에 나섰습니다. 정기예금은 물론 단기간 맡겨둬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출시하는 제휴 적금의 금리마저 오름세를 보이더니 연 12%짜리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내려가는데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올라가는 현상, 왜 일어나는 걸까요?

예금·적금·파킹통장 금리도 'up'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최대 연 12%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나날이적금'을 출시했습니다. 매일 100일 동안 최대 3만 원을 정액식으로 적립하는 일일 적금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에 1일 1회 0.1%p 우대금리가 적용됩니다. 100일 동안 총 10%p의 우대금리가 지급되면서 최대 연 12%를 챙겨주는 적금 상품입니다.

웰컴저축은행은 롯데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로카 앱 내 오픈뱅킹을 통해 적금을 적립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주는 '웰컴 디지로카 100일 적금'을 내놓았습니다. 가입금액은 1일 1만원으로 소액이지만, 매일 0.1%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100일을 채우면 최대 연 1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적금상품외에 정기예금 금리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0.3%p 인상해 업계 전체 평균 금리(6일 기준 3.66%)보다 높은 최대 3.9%를 적용했습니다. 이밖에도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의 금리까지 잇따라 올리며 예금고객 모시기에 본격 나섰습니다.

◆ 영업 대비한 '실탄 확보'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들만 예금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간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로 건전성 관리에 주력해왔습니다.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맞물린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업계의 불황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을 많이 받으면 추후 돌려줘야 할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대출을 많이 해줄 경우 부실이 커질 우려가 있는 만큼 사실상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기간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부실 우려로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게 되는 불안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됩니다. 올 6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00조8,861억 원으로 전년보다 6조3,000억 원이나 줄었습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가입자들의 발걸음을 돌리는 동시에 '실탄 확보'까지 필요한 상황인 겁니다.

특히 올해 중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저축은행들도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영업이 불가피합니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업권은 3,804억 원의 적자를 낸 바 있습니다. 건전성 관리가 우선이긴 하지만 저축은행들 입장에선 적자폭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과제겠죠. 이에 본격적인 영업 재개를 위한 선제적인 예금 확보 움직임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만기 앞둔 '뭉칫돈' 잡아라

예금의 만기가 연말에 몰려 있는 것도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발생 이후 채권시장에 혼란이 오면서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따라 인상, 저축은행 금리를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난 바 있습니다.

이에 저축은행들도 부랴부랴 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연 5%대를 넘어섰고, 당시 고금리로 가입한 예금자들도 크게 늘게 됩니다. 이들 가입자의 만기가 4분기와 연초에 집중돼 있는 만큼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시기인 겁니다. 만기 후 금리가 더 높은 곳을 찾아 뭉칫돈을 빼갈 것으로 예상되는 예금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 위한 목적입니다.

다만 그간 영업부진이 지속되면서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여력이 과거보다 크게 떨어져 있어,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식' 금리 인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최소 1년이었던 예금 기간을 줄여 9개월 구간을 신설하는 등 저축은행들은 수신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 높은 금리의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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