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의 경제"…해리스 vs 트럼프, 승자는

조연 기자

입력 2024-09-11 17:46   수정 2024-09-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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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파괴" 외친 트럼프
    해리스는 "부자 감세" 공세
    <앵커>
    공화당의 트럼프와 민주당의 해리스, 미국의 두 대선 후보가, 오늘 첫 TV 토론으로 맞붙었습니다.

    90분 간의 설전에서, 두 후보는, 지금 미국인들이 겪고 있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며, 공격을 주고 받았습니다.

    미국의 첫 대선 TV토론, 취재기자와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첫 토론일 뿐만 아니라 두 후보가 처음 만난 자리라고 하던데, 제가 보기엔 마치 '전초전' 같아서 조금 싱겁다 이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이번 토론은 '해리스의 판정승'이란 평가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진행한 전문가들의 실시간 평가에서도 해리스 후보가 우세했고, CNN 여론조사에서도 63대 37로 "해리스가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양쪽 후보 모두 세부적인 정책 제안은 부족했습니다. 현재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데다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TV토론만으로 대선의 추가 기울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토론에서 해리스가 우세한 평가를 받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발언한 시간 자체는 트럼프가 더 길었지만, 전체적으로 토론을 주도한 것은 해리스라는 평입니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강조했지만, 자신의 공약을 뚜렷하게 하는 데에는 시간을 쏟지 못했습니다.

    먼저 시작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적극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입장과 동시에 트럼프 쪽으로 다가가 악수를 청했습니다.

    미 대선 토론에서 상당히 오랜만에 보는 악수였습니다. 하지만 악수를 끝으로, 시작부터 날이 선 공방이 치열했는데요.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중요한 '경제와 물가'가 첫 질문이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소기업과 중산층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 최악의 물가"라며 바이든 정부의 실패를 주목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해리스는 "트럼프 정부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일자리 문제를 남겨 이를 치우느라 바빴다"고 되받았는데요.

    트럼프는 "세금을 감소하고, 고물가는 중국으로 향하게 하겠다. 최고의 경제를 구축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두 후보의 발언을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고 당장 내년부터는 경제 침체를 가져올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고물가는 중국을 향할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를 파괴시켰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오히려 경제적으로 가장 큰 무역전쟁을 일으킨 것이 트럼프입니다. 우리는 AI, 퀀텀 컴퓨팅에서 미국이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바이든 정부 때문에 미국서 제대로 반도체 생산 못했습니다. 해리스는 정책이랄 것도 없죠.]

    <앵커>
    트럼프 입장에서 본다면 해리스 '증세' 정책을 공격하지 못한 게 뼈아플수도 있겠습니다.

    세금 올리는 건 다들 싫어하는데, 해리스노믹스의 핵심이 중산층을 위해 공격적인 부자 증세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세금 정책에 대한 논쟁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는데, 이를 두고 현지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유권자들에게 "해리스 당선시 세금 인상 가능성'을 경고할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감세 정책을 공격했죠. "오직 자신과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이라며 "트럼프는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거든요.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강한 미국 경제를 만들 수 있었다면 왜 지금 이런 상황이 왔는가" 등 책임론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사실 오늘 토론에서 경제 정책은 많이 다뤄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눈에 띄는 공약이 있었습니까?

    <기자>
    한국 기업과 가장 맞닿은 IRA 관련 의견은 오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경제 정책으로는 크게 에너지와 헬스케어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특히 오늘 토론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지, 펜실베니아에서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프래킹(fracking. 셰일 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 규제 등 전통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 이슈가 핵심 주제로 나왔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2020년 민주당 후보 경선 당시 환경 오염을 이유로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허용으로 바꿨죠. 입장 전환에 대해 트럼프가 "해리스는 정책이랄게 없다. 내 공약도 가져다 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이에 대해 해리스는 "자신의 가치관은 바뀐적이 없으며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이어가는 만큼이나 전통 에너지에도 채굴권을 보장해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고 한 것이죠.

    이 발언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저는 프래킹(수압파쇄)을 금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서 결정적인 표를 던져 프래킹을 위한 새로운 채굴권을 허용했습니다. 제 입장은 우리가 다양한 에너지원에 투자해 외국산 석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해리스가 대통령 되면 그의 임기 첫날 펜실베니아 프래킹은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전 누구보다 석유 사업을 성공한 사람입니다. 민주당 집권하면 오히려 석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아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해리스 부통령의 노인 등 취약층을 위한 공공의료보험, '메디케어' 확대도 주요 이슈로 나왔는데요. 해리스가 오늘 토론에서 선방하면서 관련주로도 투심이 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토론이 후반으로 갈수록 후보들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제대로 안하고 조금은 혼잡해지는 분위기도 보였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후 낙태와 불법 이민 정책,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의 이슈, 그리고 인종 논란까지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해리스가 공격하는 것을 기점으로, 점점 트럼프 특유의 과도한 표현이나 인신 공격이 나왔습니다. 오하이오주에서 난민들이 개나 고양이를 먹는다 같은 논란적인 발언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를 진행자가 '거짓'이라 팩트체크하자 트럼프 캠프에서는 3대1의 싸움이었다며 진행자가 편향적이었다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두 후보 모두 슬로건을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미래, 앞으로 나아갈 길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여기서 과거는 트럼프죠.

    이에 트럼프는 "할 수 있었다면, 왜 이제까지 하지 않았는가?"라며, "실패한 경제. 쇠퇴하고 있는 국가"를 강조, 바이든 정부의 책임을 해리스 부통령에게 물었습니다.

    <앵커>
    지금 시점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기엔 이른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는 가가 워낙 크고 중요한 변수라 한 번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 평가와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오늘 우리 증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토론의 여파가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인데요.

    다만 오늘 TV토론에서도 보았듯, 대선까지 남은 기간동안에 판세가 한쪽으로 뚜렷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의 불확실성이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증권가는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리스 쪽에 무게가 실리더라도 법인세라든지 변수가 남아있어 시장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며 "오늘 토론에서 새로운 정책적 부분이 공개된 것이 아니어서 시장으로선 불확실성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고,

    하나증권(전규현.김형균)은 "해리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경제와 이민 정책에 있어 트럼프보다 다소 불리한 상황"이라며 "미 경제 단기 성장 관점에서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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