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빈틈 파고든 담배회사…한국 콕 집어 출시

글로벌 담배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그룹이 오는 11월 국내에서 합성 니코틴을 이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를 출시한다.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해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해 오는 11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앞서 BAT그룹은 지난 5월 신제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가격이나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다.

BAT그룹이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합성 니코틴 담배를 '담배'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을 노린 것이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인정된다. 따라서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 니코틴 담배는 담배가 아니라, 일반 담배와 달리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고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 규정은 없다.

또 세금이나 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니라 일반 담배나 전자담배보다 더 저렴하게 팔 수도 있다.

실제 BAT는 지난 5월 입장문을 통해 "세금 및 부담금에 대한 절약분이 발생할 경우 이를 소비자 혜택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가격을 낮출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합성 니코틴에 대한 규제가 없는 점을 공략해 글로벌 담배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지만 법 개정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담배의 범위를 합성 니코틴 담배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네 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다섯 건 발의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