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렉라자 기대되는 K바이오 기업 있다" [이형기 서울대 교수]

이근형 기자

입력 2024-09-24 15:39   수정 2024-09-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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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 이형기 원장이 한국경제TV 생방송 성공투자오후증시에 출연해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했습니다. 이형기 원장은 알테오젠의 제형변경 플랫폼을 비롯해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기술과 위상이 과거대비 높아졌다면서도, 시장과의 불투명한 소통 등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생방송 성공투자오후증시는 매일 오후 2시에 방영됩니다.



    <앵커>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관계없이 주목받고 있는 섹터 하면 단연 바이오를 꼽을 수 있죠.
    한국의 쟁쟁한 바이오 기업들, 정말 눈여겨볼 만 한건가. 바이오 신약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2시의 인베스트.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 이형기 원장과 함께합니다. 교수님 어서오세요.


    <앵커>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위상이 과거와 비교해서 많이 개선이 됐습니까?


    <이형기 원장>
    괄목상대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통계나 현황을 통해서도 반영이 되는 것 중에 하나가 과거에 한국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외국 회사에 넘길 때 처음에 내는 계약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프론트업 코스트인데 그게 되게 1%, 2%밖에 안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게 많이 올라가서 글로벌 평균인 7%, 8% 정도에 달하는 경우도 있지요.
    어떤 상황을 의미하냐면 그만큼 한국 바이오 제약기업의 기술에 글로벌 또 외국 기업이 갖는 관심의 정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나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있습니다. 아직도 한국의 제약 바이오 기업의 기술은 독창성이라든가 혁신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개선의 여지가 있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에서 처음 하는 이런 것을 하기보다는 남이 하는 것을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그러한 생산 효율을 높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시도하고 있는데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한국 바이오 또 제약기업의 수준과 또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고 판단합니다.

    <앵커>
    전문가 분들께서 보시는 바이오 산업 분야의 어떤 최근의 유망 분야랄까요? 주목할 만한 분야, 이게 저희가 알고 있는 거랑 좀 다르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는데, 혹시 우리 산업에서 최근에 주목할 만한 바이오 트렌드랄까요? 어떤 걸 꼽아주시겠습니까?


    <이형기 원장>
    일단은 기존에 여러 가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것들을 처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하던 것을 조금 조금씩 바꾸어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죠. 특히 최근에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위를 한 기업이 있지 않습니까? 알테오젠.
    깜짝 놀랐습니다. 시가총액이 코스닥에서 1위를 할 정도면 엄청난 소위 말하는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갖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회사가 하고 있는 기술이 지금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렸던 항암치료제 특히 면역항암치료제 중에 키트루다라고 MSD 또는 Merck라고 하는 회사가 개발한 약이 있는데요. 그 약을 현재까지는 전부 다 정맥주사를 해서 줘야 되는데 정맥주사 하면 환자가 병원에 가서 한참 누워 있어야 됩니다.
    보통 한 30여 분 정도 주사를 맞고 있어야 되는데 그것을 피하 주사로 바꾸게 되면 금방 맞고 갈 수 있거든요. 5분, 10분 이내로. 그런데 알테오젠이라고 하는 회사가 그렇게 피하 주사로 주어도 마치 정맥 주사를 한 것처럼 약물의 흡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그런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알테오젠만 갖고 있는 기술은 아니나 알테오젠이 또 다른 회사와 함께 특허를 피해서 갖고 있는 건데 이게 상당히 큰 관심을 받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특히 회사의 기술을 활용해서 Merck가 키트루다와 같이 병용 임상시험을 했는데요. 3상이죠. 그런데 그게 최근에 끝났고요. 그 결과가 나올 거로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조용해서 조금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종양내과학회가 얼마 전에 스페인에서 열렸는데 거기에 가서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매우 정치적인 또 외교적인 수사 몇 마디 하고 그냥 약간 좀 자세한 이야기를 안 해서 과연 이게 긍정신호인지 아니면 부정신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회사도 있고요. 또 얼마 전에 중국에 있는 제약회사와 함께 FDA에 신청했다가 여러 가지 생산 관련되는 품질 쟁점이 문제가 돼가지고 반려된 물론 FDA는 반려라고 안 하고 Complete Response Letter 또는 CRL 이렇게 얘기하는데 CRL을 받는다고 사실은 크게 걱정할 건 아닌 게요. 현재 허가받은 약의 한 40% 정도는 CRL을 한 번씩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약의 문제점이 우리나라의 HLB라고 하는 곳이 아니라 중국 제약회사의 문제다.
    그래서 CRL에 반응하는 그것들을 잘 만들어서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아는데 그것도 좀 기대를 해볼 필요도 있는데 이게 그 회사가 약간 독특하게 어떤 중요한 정보를 공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회사 웹사이트나 아니면 공식적인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가 무슨 유튜브나 또는 이런 소위 말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하는 방식을 택해서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하여튼 긍정적인 신호도 있고 부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좀 기다려봐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임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알기 어렵다 이렇게 말씀을 주신 것 같고요.


    <이형기 원장>
    제 얘기 듣고 투자 결정하시거나 그러시면 큰일 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는 우리 투자자분들의 가장 관심도가 높은 종목이 유한양행입니다.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FDA를 통과했기 때문인데 이 부분도 굉장히 가치가 높다고 보십니까? 앞서 알테오젠과 비교했을 때 이 사례가 더 가치가 크다고 봐야 될까요?

    <이형기 원장>
    저는 당연히 높다고 생각하는 게 레이저티닙이죠. 성분명이 국내에 근간을 두고 있는 제노스코라고 하는 곳에서 물질을 처음 개발했고 그래서 유한양행이 받아서 초기 개발을 하고 그다음에 이제 그 J&J에 넘겨서 전 세계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쳐서 허가를 받은 거죠.
    그리고 이제 지금 현재는 아미벤타마비라고 하는 이중항체랑 같이 쓰는 것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이 약만 단독으로 썼을 때도 대조약보다 성적이 괜찮은 결과들이 조금씩 나오고 그게 이제 이번에 에스모라고 하는 유럽 종양학회에서 발표가 되고 그래서 이게 단독요법으로도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고요.

    제가 이 약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게 일단은 초기에 어떤 시장 현황에 맞춰서 잘 개발을 하고 특히 레이저 티립 같은 경우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가 결국은 약을 오래 쓰다 보면 돌연변이가 발생해서 약이 안 듣거나 특히 원격 전이가 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거든요.
    원격 치료가 많이 되는 것이 뇌 안인데요. 그런데 이 약물은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물성 자체를 매우 고도화한 그런 약입니다. 그래서 처음서부터 무척 큰 기대를 받았고 기대와 기대에 부응해서 잘 개발이 됐고요.
    그러나 조금 아쉬운 것은 또 동시에 한국 제약기업이 끝까지 이 약을 잘 개발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 있는 어느 제약기업도 자체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 임상개발을 할 만한 능력은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재정적인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서 결국 기술 수출을 통해서 이루었지만
    반쪽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여러 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지시했으니까 참 좋은 거죠.


    <앵커>
    교수님 혹시 제2의 렉라자라고 항암제 분야에서 우리가 기대해볼 만한 기술 같은 게 있을까요? 기업이나?


    <이형기 원장>
    제가 지켜보고 있는 곳이 한 군데 있긴 있습니다. 최근에 항암제 쪽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약물 분야가 ADC, 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접합체라고 하는 것인데요. 국내에 있는 한 회사가, 국내 여러 회사가 ADC를 개발하고 있는데 그중에 한 회사는 소위 말하는 ADC의 특징은 항체도 좋아야 되고 다음에 페일로드라고 독성을 나타내는 그것도 잘 만들어야 되지만 이 둘을 잘 결합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가 그러한 것들을 하는 기술을 갖고 있고 그 기술에 관심을 표명한 다양한 외국 기업들이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 회사는 원래 출발 자체는 화학물 기반의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인데 그 회사에서 이전에는 관심을 갖지만 독성이 너무 강해서 쓰지 못했던 페일로드가 있어요.
    PBD라고 하는 건데 그것을 전구체로 만들어서 독성이 없는 상태로 주고 몸 안에서만 독성을 나타내게끔 하는 그런 기술을 갖고 있어서 그 회사 상당히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앵커>
    그 회사가 어디입니까?


    <이형기 원장>
    원래 리가캠 바이오라고요. 원래 레고 캠이라고 하는 사명이었는데 레고 캠이라는 게 레고가 왜 블록으로 이렇게 만드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조합학 기반의 어떤 화합물 회사였는데 최근에 하여튼 잘 됐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우리 바이오 기업 투자하신 분들 입장에서는 기대감은 굉장히 크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막연함 이런 것 때문에 투자가 좀 불안하기도 하거든요. 조언을 한 말씀해 주신다면?


    <이형기 원장>
    지금 벌써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3세대로 들어가서 나름대로 성과도 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은 이런 어떤 허망한 꿈의 근간을 두고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기반과 그 과학적 결과인 데이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어떤 행태가 선행돼야 시장의 어떤 신망을 얻게 되고 결국 그것이 선한 형태의 되돌림, 되먹임으로 작동해서 투자자들도 같이 잘 되는 그러한 풍토가 만들어져야만 한국 바이오 또 한국 제약기업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까지는 그 상태까지 오지 않은 것처럼 보여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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