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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보다 비싼 '김장김치', 김장 가격의 고공행진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입력 2024-09-30 08:38   수정 2024-09-3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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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왓츠 인 마이 장바구니’네요? 오~ 장바구니까지 이제 마련을 하셨어요.
    = 아, 네. 주기적으로 또 장바구니 콘텐츠 찾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요즘 또 넷플릭스에 흑백요리사가 인기잖아요? 의식주,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가 식욕인 만큼, 음식에 대한 인기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밖에서 사 먹는 게 감당이 안 돼서, 웬만하면 집에서 요리를 좀 해 먹으려고 하는 편인데, 요즘은 사실 식자재 가격도 너무 올라서 집밥 먹는 것도 저렴하지가 않더라고요.

    Q. 알겠습니다. 어우, 첫번째 품목은 존재감이 굉장히 크네요. 배추인가요?
    = 배추는 아니고요, 쌈배추입니다. 어제 저녁쯤에 마트에 갔더니 배추가 그렇게 비싼데도 다 나가서 구할 수가 없더라고요. 배추 소매 가격이 최근 포기당 9,96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나 상승했는데요, 배추 재배지들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크게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배추 양 자체가 그렇게 적어진 건 아닌데요, 상품성이 높은 ‘상급 배추’들의 양이 현저하게 적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남 해남 지역에 큰 침수 피해가 있었는데요, 시간당 최고 100mm, 또 하루 동안에는 300mm가 넘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져 재배 지역의 15%가 손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남은 전국 가을 배추 생산량의 17%, 겨울 배추의 65%를 차지하는 곳인 만큼, 해남 배추의 생육 부진은 전국 배추 공급 악화로 이어지기에 충분했습니다.

    Q. 관련 업계의 직접적인 파장은 좀 어떻습니까?
    = 김치 제조업체들은 사실상 생산과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김장을 앞둔 이맘때면 하루에 적어도 배추 40톤이 필요했는데요, 지금은 그나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곳을 기준으로, 많아 봐야 15톤 정도가 충족되면 정말 다행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배추 뿐 아니라 무나 천일염 등의 부자재 가격도 크게 올라, 김치 업계의 요즘 반응은 ‘죽지 못해 산다’ 수준이라고 합니다. 외식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여성분들 마라탕 많이 드시죠? 재료 고를 때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게 바로 배추인데요, 알배추 12개가 든 한 박스가 원래는 비싸도 만원 언저리였는데, 지금은 많이 나가면 10만원까지 올랐다고 해요. 마라탕집 사장님들은 요즘 손님들이 배추를 고를 때마다 적자인 수준이라, 고객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마진이 평년 대비 40% 가까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마라탕 가게들은 배추나 청경채 같은 야채 토핑을 최소화하고 대신 다른 재료들을 더 많이 넣어주는 등의 대응책을 좀 강구하는 듯 하고요, 기타 다른 외식업체들도 밑반찬으로 나갔던 배추 김치 대신 양배추 김치나 단무지로 대신하는 분위기입니다.

    Q. 알겠습니다. 마트에서도 배추 대란이겠어요?
    = 그렇죠. 영등포구 이마트는 이제 배추를 한 명당 하루 3통으로 한정 판매할 정도라고 하고요, 전국의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배추 물량이 들여오는 족족 오전 중에 다 팔린다고 합니다. 요즘 장 보러 가시면 배추 코너에 품절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업계에서는 배추 소매 가격이 포기당 10,000원, 그러니까 ‘평균’ 10,000원을 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뭐 지금도 비싼 곳에서는 10,000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긴 합니다.

    Q.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해결하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배추의 출하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또 대형마추의 배추들의 경우, 최대 40% 정도의 할인 지원책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또, 농식품부는 ‘기후플레이션’, 그러니까 이상기후로 인해 농작물이나 식품들의 가격이 불가피하게 뛰는 케이스를 다각도에서 분석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팀’을 만들어 주1회 대책 회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해 가타부타 참 말이 많았죠? 정부는 배추 공급이 앞으로 1~2주 간은 부족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며, 중국산 배추 16톤을 수입하겠다고 했습니다. 논란이 많았던 중국산 배추의 위생 상태에 대해 식자재와 김치 업체들을 초청해 전국민에게 투명하게 전면 공개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게 바로 오늘입니다. 문제가 됐던 이른바 ‘중국산 알몸 김치’는 절임 배추이고, 이번에 들여올 배추는 노지에서 수확한 걸 그대로 들여오는 것이라고 우려를 잠재우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상이나 CJ 제일제당 등의 김치 대기업이나 식당들은 중국산 배추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쓰나마나 한 셈이라며, 차라리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 등 다른 김치를 만들겠다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 같은 경우는 또 ‘중국산 배추를 팔지 않겠다’고 강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바이어 제도를 통해 전국권 농가들과 사전 계약재배를 진행해 폭염과 폭우 피해가 심한 곳의 양을 덜한 곳으로 상쇄해 리스크를 낮췄다고 하고요, 또 이마트가 단독 운영하는 배추 품종인 ‘베타후레쉬 배추’를 판매하는 등의 덕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Q. 그렇군요. 그런데 정부는 또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쪽이라고요?
    = 네, 농식품부는 해남의 배추 재배지가 600 헥타르 정도, 크게 손상된 건 맞지만, 실질적인 유실 면적은 10% 이하인데 너무 부풀려진 부분이 있으며, 곧 기온이 떨어지고 잘 키워지고 있는 가을배추 물량이 풀리면, 상황이 1~2주 이후에는 안정될 텐데, 배추 가격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지나치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추 가격이 상승세가 김장철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폭염 뿐 아니라 9월 폭우는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Q. 배추 외에 다른 식품들의 가격 추이는 요즘 어떻습니까?
    = 배추와 함께 요즘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금치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한단 평균 가격이 9,800원 정도로, 한달간 무려 124%나 뛰었는데요, 저도 추석 때 잡채를 해 먹었는데, 마트에 가니까 시금치가 너무 비싼 거예요. 심지어 약간 싱싱하지도 않고 좀 시들시들했어요. 이 겨우 한 웅큼을 10,000원 주고 먹을 자신이 없어서 저희 집은 잡채에 시금치 대신 부추를 넣어 먹었습니다. 또, 편의점 판매 제품들의 가격도 일부 인상이 됐습니다. 삼각김밥이나 일반김밥의 가격이 김값 상승의 여파로 최대 20% 오를 예정이고요, 샘표의 폰타나 크림파스타 소스가 11,000원에서 11,900원으로 7.2%, 샘표 양조간장 500ml 짜리가 5,750원에서 6,400원으로 11.3% 인상됐습니다. 미닛메이드의 오렌지, 포도, 알로에 주스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올랐고요, 뚜레쥬르 같은 경우는 선물용 양과 세트의 가격들은 평균 5.6% 올렸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보통 사 먹는 빵류의 가격은 동결하거나 일부 인하했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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