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추가 조처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9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전달보다 20%가량 줄어들었지만, 아직 충분한 감소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6일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달에 비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닌 예상 범위 내로 줄어들었다"면서 "이번 달은 이사철이고, 기준금리도 조정될 수 있는 만큼, 빚을 내서 집을 사겠다는 경향이 계속 갈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9월 전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원대 초반으로 감소해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의 9조8천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세대출과 정책성 대출, 신용대출이 감소한 덕택이다.
관건은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원동력이 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9월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순증 규모는 8월의 8조2천억원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하향 안정화하기 위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지난해 기준 5%)보다 낮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 범위 이내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월별 가계부채 순증액 목표치가 5조5천억원 내외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월 초중순까지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이 목표 범위를 안정적으로 하회하는지 주시할 계획"이라며 "증가세가 8월 수준으로 다시 확대될 경우 추가 조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이나 정책금융 등으로 확대하거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등을 추가 조처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하반기로 미룬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조기 시행,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규제 추가 제도화 등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앞서 은행권의 자율적인 대출 관리 노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은 지난달 30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관리목표치 달성을 약속했다고 금융당국은 전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연간 경영계획에서 올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 관리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작년보다 3조3천억원 늘어난 151조4천억원, 신한은행은 3조원 늘어난 120조5천억원, 하나은행은 2조9천억원 늘어난 125조4천억원, 농협은 2조원 늘어난 124조원, 우리은행은 2천억원 늘어난 115조4천억원 내로 관리하는 게 목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