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1451∼1506)의 진짜 유해가 어디에 있는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140여년 만에 풀렸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연구진은 20여년간에 걸친 연구와 DNA 분석 끝에 세비야 대성당에 안치된 유해가 진짜로 콜럼버스의 것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콜럼버스는 1506년 병사했는데, 그의 유해는 한곳에서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잦은 항해를 겪어야 했다. 일단 스페인에 묻혔던 콜럼버스의 유해는 이후 그의 유언에 따라 대서양 건너 히스파니올라 섬으로 이장됐다.
그러나 스페인이 1795년 이 지역을 프랑스에 빼앗기게 되면서 콜럼버스의 유해는 쿠바 아바나로 재차 이장됐다가 1898년 쿠바가 스페인에서 독립하자 다시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으로 옮겨져 안장됐다.
문제는 오늘날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인 산토도밍고에서 1877년 '걸출하고 뛰어난 남성,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란 문구가 적힌 납상자가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이 상자에 담겨 있던 뼈들이 콜럼버스의 진짜 유해이며 세비야 대성당 유해는 엉뚱한 사람의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연구를 주도한 법의학 전문가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는 유해에서 채취한 DNA 샘플을 콜럼버스의 형제 중 한 명인 디에고와 그의 아들 페르난도의 것과 대조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렌테는 산토도밍고의 유해 역시 진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비야 대성당의 콜럼버스 유해와 산토도밍고에 있는 콜럼버스 유해는 모두 완전한 상태가 아닌 만큼 한 사람의 유해가 둘로 나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라나다 대학 연구진은 이에 더해 콜럼버스의 출신지가 어디인지를 둘러싼 오랜 의문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해답을 찾아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콜럼버스는 이탈리아 북서부 제노바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통 알려져 있지만 어린 시절의 행적이 불분명한 까닭에 일각에선 그가 실은 다른 나라 출신이란 주장도 끈질기게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도착일인 12일에 맞춰 스페인 국영 방송에서 최초 방영될 예정인 다큐멘터리 '콜럼버스 DNA : 그의 진정한 출신'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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