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높이고"…다시 '들썩'이는 서울 집값

입력 2025-02-09 11:14   수정 2025-02-09 13:40

토지거래허가 해제 기대감에 대치·잠실아파트 한달 새 2억원↑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 전환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올해로 지정 5년 차를 맞은 대치·잠실 등 강남권은 물론 이보다 지정이 10개월 늦은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정비사업 추진 단지까지 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4일 개최된 '규제 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에서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이 공식 석상에서 허가구역 해제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해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당장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엘스 아파트 일대는 허가구역 해제 예상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대지면적 6㎡의 주택을 취득하려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곧바로 최소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한다.

또 주택 매수자의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1년 내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모두 팔아야 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4년 넘게 거래를 옥죄던 허가 규제가 풀리면 앞으로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는 예상에 실거래가도 상승 중이다.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19층이 28억3천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같은 10층이 26억7천500만원, 21층은 27억4천만원에 팔렸는데 1억∼1억5천만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전용 27.68㎡는 지난달 17일 7층이 11억9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7층이 11억원, 바로 직전인 올해 1월 초 31층과 11층이 각각 11억2천만원, 9억7천5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7천만∼1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강남구 대치·삼성동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최근 매매 호가가 40억원에 달한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여 거래가 힘들 정도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43㎡가 지난달 17일 30억4천만원에 팔린 데 이어 최근 30억9천만원에 거래됐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현재 호가는 31억∼32억원으로 치솟았다.

압구정·목동·성수동·여의도 등 정비사업 추진 지역도 토지거래허가 해제 기대감에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뛰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는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압구정 3구역 내 전용 196㎡는 최근 95억원에 팔렸고, 전용 84㎡ 국민주택 평형도 52억원에 매매 약정이 된 상태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최근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공람이 한창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도 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에 들떠 있다.

오 시장의 발언 여파로 탄핵 정국 여파로 한동안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주 0.02%가 올라 상승 전환했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달 13일 조사에서는 0.04% 올랐으나 오 시장의 허가구역 해제 발언이 나온 뒤 20일 조사에서 0.09% 뛰었고, 지난주엔 0.13%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도 지난달 13일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하며 상승세가 멈춘 듯했으나 이후 2주 연속 0.01%씩 올랐다.

서울시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상지 선정에 착수, 이르면 이달 중 해제 대상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에 허가구역에서 풀리는 곳은 강남 마이스(MICE) 사업지 일대 일반 아파트로 한정되고, 재건축 추진 단지는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사업 호재 단지까지 풀어주면 자체 개발사업 호재와 맞물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남 허가구역내에서도 대치 은마나 잠실 주공5단지 등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4월에 허가구역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정비사업 추진 지역과 신통기획 추진 단지들도 해제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해제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미리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과도한 기대감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가 서둘러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한은행 우병탁 팀장은 "애드벌룬을 먼저 띄우는 바람에 가격이 올라 해제 명분이 약해지고, 해제 대상 제외 단지까지 거품만 키울 수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모두 수요가 높은 인기단지인 만큼 시장에 해제 후 미칠 영향과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되 서둘러 방침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