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삼성SDI, 로봇용 배터리 공동 개발

현대자동차·기아가 삼성SDI와 협력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출력과 사용 시간을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4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삼성SDI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 산업군에서는 전용 배터리의 부재로 전동 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 : Light Electric Vehicle) 등에 쓰이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로봇의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인 데다 규격에 맞춰 작은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도 줄어드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이에 양사는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모아 로봇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로봇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신규 개발 배터리의 로봇 적용 평가 및 성능 고도화를 담당한다. 다년간의 로봇 개발 및 운용 경험으로 축적한 기술 노하우로 배터리 최대 충·방전 성능, 사용 시간 및 보증 수명 평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지난해 6월 성수동에 위치한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딜리버리 로봇,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첨단 안면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개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는 등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맡는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기존 대비 길어지고 가격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삼성SDI와 로봇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 활동도 한다. 오는 3월에 개최되는 ‘인터배터리 2025’의 삼성SDI 전시관에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모베드(MobED)를 전시한다. 참관객과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시 로봇을 시연하고, 로봇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배터리 생산 역량을 지닌 삼성SDI와 로봇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위해 합심할 것”이라며 “로보틱스랩의 로봇 기술과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하면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시장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봇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로봇 시장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라며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당사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고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