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흔들린 美 증시…'트럼프 풋'은 언제
미국 기술주는 간밤 오름세를 보였지만 어제 낙폭만큼을 다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기술적 반등으로 볼 수 있을 이런 흐름에 대해 급락 후 주가가 반등하는 ‘데드캣 바운스’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아직 지울 순 없습니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때 일어나는 징후들일 수도 있는 상황인 겁니다.
시장을 흔들고 있는 관세전쟁은 맞불 양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했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가 그렇게 나온다면 즉시 상호관세를 더 높이겠다고 받아쳤습니다. 시장이 ‘협상 카드’로 생각했던 관세가 점점 실제 무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월가에선 S&P 500이 최고점 대비 10%는 떨어져야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를 부양하는 행동을 뜻하는 ‘트럼프 풋’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S&P 500은 고점 대비 6% 정도 하락한 수준입니다. 미국의 증시가 잔기침을 조금 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뉴욕증시 마감 후 미국 상무장관이 관세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요 종목들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우리 시장에 던져 볼 질문이, 이 지점에서 하나 생길 겁니다.
●알래스카 LNG 개발 이슈, 모멘텀 더 갈까
미국의 관세 조치를 무마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협상 카드로 알래스카 LNG 개발이 시장에 부각됐습니다. 양국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선과 LNG 분야에서 양국 협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게 산업부 장관의 설명이었습니다.
미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우리를 비롯한 다른나라들이 참여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개발에 드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돈 때문입니다.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잇는 가스관과 인프라를 짓는 데에 초기 비용만 우리 돈 64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달 나온 증권사의 보고서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상업운전 시점이 빨라야 2031년으로 예상되고, 투자 리스크와 중장기 가스 가격 불확실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우리 경제 측면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갖는 리스크를 간과해선 안 되겠지만, 시장은 이 이슈에 우선 반응하고 있습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강관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르면 다음주 협의체에 실무자 파견 소식이 전해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측면에서는 염두에 둘 부분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 이슈를 잘 들여다보면, 오늘 시장에 던져 볼 만한 두 번째 질문이 생깁니다.
● 관세로 불안한 환율, 외국인 언제 돌아올까
우리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비율이 14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마감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비율은 28.35%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23년말 이후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관세 불확실성이나 MSCI 리밸런싱 등 여러 배경이 있겠습니다만, 외국인의 증시 이탈이 진행되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환율일 겁니다. 간밤 외환 시장에선 달러-원 환율이 1,454원선까지 내려갔다 다시 1,460원선까지 오르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자 나온 움직임입니다. 환율이 계속 불안한 상황에선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로 ‘유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간 밤 나온 소식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오늘 우리 증시에 던져봄직한 큰 질문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이 조정장 진입을 의미한다면, 우리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게 될지
알래스카 LNG 개발 이슈가 들어올린 조선과 강관 관련주들의 모멘텀은 얼마나 더 이어질지
환율이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관세 압력이 낮아진다면,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을 다시 기대할 수 있을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 화두들이 오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오프닝 벨이 울리기 전까지 저희와 함께 살펴보시죠.
●"홈플러스는 여전히 정상영업 중입니다"
‘선제적 구조조정’이란 이례적인 단어가 우리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빚 내서 사들였던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법원은 특별 조치 없이는 오는 5월이면 홈플러스의 자금 부족사태가 예상된다고 보고 이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티몬 위메프 사태처럼 협력업체나 임직원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취하겠다는 겁니다.
우리 유통산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도, 대형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가 우리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또 그동안의 규제가 기업을 흔든 영향도 따져봐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이 ‘선제적 구조조정’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나비효과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점일 겁니다.
국내 2위 대형 마트의 법정관리라는 악재가 소비심리를 흔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 잡음 속에도, 홈플러스 매장은 여전히 정상 영업 중입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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