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팔리는 '저주인형'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인형은 저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부적'에 적고 짚으로 만든 인형에 붙여 괴롭히는 상품이다, 개당 1만원 내외에 살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란에는 저주인형의 사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내 인생에 피해를 준 그X, 더는 참지 않는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싫은 사람이 있다면 저주를 내려 스트레스를 푸세요"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한 상품의 설명란에는 저주 대상 이름을 부적에 적고 인형의 '혈자리'에 맞춰 못으로 고정해 불태우라고 적혀 있다. 인형을 사면 저주 부적과 대못 5개가 딸려 온다.
다른 상품 설명란에는 "부적지에 나를 힘들게 한 대상에게 그간 못 한 말을 마음껏 적는다"고 돼 있다. 또 "인형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아준다", "인형의 손과 발을 마음껏 잡아당겨 준다", "관절을 꺾거나 비튼다", "불로 태우거나 냉동실에 보관한다" 등 저주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이들 상품은 스트레스용으로 구매자 리뷰를 보면 실제로 화가 풀렸다는 글이 많다. 한 구매자는 "어떤 미친 사람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인형을 만나고 나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고 호평했다.
다른 이는 "나를 아프게 한 만큼 상대방도 더 많이 아팠으면 좋겠다"고 적는가 하면, "직장 동료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달라고 저주했더니 실제로 다리가 부러져 그만뒀다"며 '저주 효과'를 봤다는 상품평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인형이라 해도 가학적인 사용법 때문에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런 판매 페이지를 볼 수도 있는 어린이들의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바늘로 찌르고 태우는 저주 인형은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만큼이나 정서적 악영향이 클 것 같다"며 "공공연하게 판매하는 데 제한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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