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출산을 하려는 '비(非)홍콩인 임산부' 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다시 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작년 홍콩 호적이 없는 임산부 1천154명이 입국(입경)을 거부당해 2020년(227명)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홍콩 출입경당국이 밝혔다. 2020년 입국 거부자에 비해 5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홍콩 법원이 2001년 홍콩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린 후 2012년까지 약 20만명의 아기가 중국 본토인의 '원정출산'으로 태어났다. 이에 홍콩의 산부인과 병실이 모자란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후 홍콩 정부는 2013년부터 홍콩 병원 예약을 하지 않은 비홍콩인 임신 여성(28주 이상)의 입경을 막았다. 하지만 비홍콩인이 홍콩에 와 아기를 낳는 사례는 여전히 많다.
2019년 비홍콩인 여성의 홍콩 내 출산 건수는 4천426건인데 그 대부분인 3천741건(84.5%)이 중국 본토인 출산이었다.
이 수치는 2020년 2천498건을 기록하고 나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1∼2023년 2천건 아래로 떨어졌다가 작년 다시 2천396건(중국 본토인 비중은 78%)으로 늘었다.
입국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사례는 더 많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본토 임산부 4만9천709명이 홍콩 입경이 거부됐다. 2022년 입경 거부 임신 여성은 498명이었는데 2023년엔 2만6명으로 40배나 증가했다.
홍콩에서 팬데믹과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인력이 줄자 2022년 말 세계 100대 대학 졸업자 등에게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내주는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시행했는데, 홍콩에서 아이를 낳으려는 중국 본토인들이 이를 이용했다.
홍콩 당국은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으로 비자를 받은 사람이 다른 여행 목적(출산 등)을 가지면 홍콩 입경이 불허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본토에서 온 온 여성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했다.
하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단속을 피하는 요령까지 공유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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