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값 크게 안 올려"...현대차, 미국 달래고 대관 강화

배창학 기자

입력 2025-04-16 14:48   수정 2025-04-16 14:49

    미국 현지 재고 3개월로 상반기면 소진
    '트럼프 버프'에 최대 분기·월 판매 기록
    호세 무뇨스 사장 "차 값 급인상 안 해"
    한미 협상 움직임에 관세 인하 기대감
    '트럼프 측근' 퍼거슨 전 하원의원 영입
    <앵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메세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자동차 관세 여파로 수요 둔화가 우려되자 미 현지 소비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데,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관도 한층 강화했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현대차의 미국 판매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 관세 여파는 언제쯤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현재 파악된 미국 현지 재고는 3개월 수준으로 상반기까지는 기존 물량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관세 여파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데도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미국에서 최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 미국 판매량은 약 20만 3,6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 넘게 늘었습니다.

    전기차 판매량은 3%,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무려 68%나 증가했습니다.

    1분기 전체에서는 지난 3월 판매량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달 미 현지에서 8만 7,000대 넘는 차를 팔았는데 1년 전에 비해 13% 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역대 3월 판매량 가운데 최대치이며 전체 월간 판매량 중에서도 두 번째로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을 염두해 앞당겨 구매하는 '트럼프 버프'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15일)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넘게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수출 대수가 각각 10%, 60% 가까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전년 동기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와 조업일수가 3일 준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에 현대차도 수출량이 1% 넘게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본격 가동 중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비롯한 현지 공장 판매량 증가로 최대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앵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가격이 오를까봐 차를 미리 샀다는 건데, 현대차는 서둘러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왜 계속 내놓고 있는 겁니까?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달에만 두 차례나 “미국 판매 차량 가격을 급격히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무뇨스 사장은 현지 시간 15일 블룸버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격이 하룻밤 사이에 엄청나게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저렴한 기본형 차량값이 우리 돈으로 400만원에서 600만 원씩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핵심 축인 저가형 모델의 경우 단기 수익성 악화도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고객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크게 올리면 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25% 관세 부담이 저가형 모델이 아닌 고급 제품군인 제네시스 등에 집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 저가차는 1대 당 2,500달러로 약 360만 원, 고급차는 1대 당 2만 달러로 약 2,850만 원의 비용이 더해질 것으로 추산됩니다.

    무뇨스 사장은 이달 초에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차 가격 인상은 2개월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이 주요 판매처인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관세 부과에 따른 수요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를 달래는 것만으로는 관세 폭탄에 따른 실적 악화를 막기에 역부족일 텐데요. 또 다른 대안이 있습니까?

    <기자>
    관세가 처음 부과될 때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 등 우방국을 대상으로 우선 협상하겠다고 전하면서 한미 간 관세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세 협상을 총괄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현지시간 14일 “다음 주 한국과 관세 협상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 관세가 미 현지 완성차, 부품업체는 물론 경제 전반에도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관세가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미 정부와의 관계가 관세 부과의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미 정치권 대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현대차 공장이 들어선 조지아주 4선 하원의원 출신인 드류 퍼거슨 전 의원을 워싱턴 현지 사무소장으로 영입했습니다.

    과거 트럼프와 제조업 부흥, 일자리 창출 등을 함께했던 측근으로 미 행정부와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동시에 관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지 생산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생산량을 확대 중입니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지난해 12월 현지에 1,000대를 판매했고 불과 네 달 만인 이달 10배에 달하는 10,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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