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만난 트럼프, 푸틴에 이례적 '경고장'

입력 2025-04-27 11:58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해 유럽 정상들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뤄진 독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푸틴은 지난 며칠간 민간 지역과 도시, 마을에 미사일을 쏠 이유가 없었다"며 "아마도 그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은행', '2차 제재' 등을 거론하며 "그가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책임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더 이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우크라이나에는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하는 입장을 취해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이날 발언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급격한 입장 선회 조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교황의 장례식에서 '다리를 세우라'는 요구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며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가진 상징적 대화 이후 푸틴 대통령이 종전을 원치 않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촌평했다.

가디언은 특히 요르단강에서 세례받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담긴 모자이크화를 배경으로 의자 두 개만 놓은 채 대화하는 두 정상의 모습이 "극적이었다"며 "깨달음에 적합한 순간이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주 교황청 미국 대사를 지낸 조 도널리는 폴리티코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마도 이 회담으로 우크라이나와 세계에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신비주의적인 수사를 걷어내고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과정에는 극적인 면이 있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해외 순방은 5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예정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생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여러 차례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 교황의 선종으로 이 일정보다 먼저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상의할 대형 외교 무대가 열렸다.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몇 마디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향방을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일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교황의 장례식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을 할 것으로도 기대됐으나 그대로 바티칸을 떠났다.

이날 푸틴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자신의 러시아 상대 정책을 비판한 뉴욕타임스(NYT)의 백악관 담당 선임기자 피터 베이커를 맹비난하던 끝에야 나온 것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당연히 이 모든 것은 허사가 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은 악명 높게 변덕스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된 베이커 기자는 이날도 '우크라이나부터 정부 기관 칼질까지, 트럼프가 푸틴의 손에 놀아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러시아의 입맛에 맞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빼곡히 열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수용하라 압박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에게 어떤 양보를 요구하는지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