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그대론데 예금금리는 왜?...이자 장사 노났다

입력 2025-05-05 06:30   수정 2025-05-05 06:38



주요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가 8개월 가까이 계속 커지면서 일부 은행은 2022년 하반기 공시가 시작된 이래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늘자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가산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렸지만,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주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 장사 마진(이익)이 많아진다.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서 올해 3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8∼1.55%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상품을 빼고 각 은행이 계산한 결과다.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하면 예대금리차가 커져서다.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55%p로 가장 컸고, 이어 신한(1.51%p)·KB국민(1.49%p)·하나(1.43%p)·우리(1.38%p)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3월 예대금리차가 7.17%p로 압도적 1위였다. 2∼4위의 한국씨티은행(2.71%p)·제주은행(2.65%p)·토스뱅크(2.46%p)·광주은행(2.34%p)도 2%p를 훌쩍 넘었다.

2월 대비 NH농협·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한 달새 각 0.08%p, 0.11%p, 0.16%p, 0.03%p, 0.08%p 더 커졌다.

은행별로 가끔 뒷걸음치는 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8월 이후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NH농협·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작년 7월보다 현재 0.70%p, 1.31%p, 1.05%p, 0.90%p, 1.23%p나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요구해 은행권이 8월부터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렸다. 이후 아직까지 충분히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연합회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래 최대 예대금리차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신한은행(1.51%p)과 하나은행(1.43%p)의 3월 예대금리차는 공시 집계가 존재하는 2년 9개월 사이 가장 컸다.

KB국민은행(1.49%p)의 경우 2023년 1월(1.51%p) 이후 2년 2개월 만에, 우리은행(1.38%p)의 경우 2023년 2월(1.46%p) 이후 2년 1개월 만에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NH농협은행의 1.55%p도 2023년 12월(1.71%p) 이후 1년 4개월 내 최대 폭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지만, 현재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낮아져도 가계대출 급증 우려에 대출금리가 묶인 상태라 이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은행들은 줄줄이 예금금리를 낮췄다. SC제일은행은 23일 5개 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15%p 낮췄고, 같은 날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0.10∼0.15%p 내렸다.

이보다 앞서 우리은행과 토스뱅크가 15일 예·적금 금리를 0.10∼0.25%p, 0.20%p씩 인하했다. 또 IBK기업은행 역시 16일부터 26개 예·적금, 입출금식 상품의 금리를 0.10∼0.50%p 하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8∼3.10%로 떨어진 상태다.

2월 말부터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3%대에서 2%대로 내려앉더니, 약 두 달 만에 2%대 중반까지 떨어진 것이다. 3%대 금리 상품은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 0.5%p의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NH고향사랑기부예금'(3.10%) 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3월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4월 다시 뛰었기 때문에, 특정 은행이 앞장서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당국 반응, 대출 쏠림 현상 등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4월뿐 아니라 5월에도 예대금리차가 뚜렷하게 줄어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4월 말 5대 은행의 가격대출 잔액(743조848억원)은 3월 말보다 4조5천337억원 급증했다. 2024년 9월(+5조6천29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3조7천495억원 늘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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