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률적 근로시간 규제, 첨단산업에 맞지 않아”
근로시간 완화하되 건강권 보호 병행
프리랜서도 보호받게…‘일터 괴롭힘 방지법’ 통과 촉구

국회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이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환경'과 '노동'이라는 의제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과 근로자의 현실을 함께 고려한 입법과 기업 친화적 환경 정책을 제시하면서다. 일률적 규제 중심 접근에서 벗어난 보수진영의 '실용적 대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 "규제 아닌 유인"…환경전문가의 기후테크 접근
김소희 의원은 시민사회에서 오랜 기간 환경운동을 해온 전문가다.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등을 거치며 기후 분야에서 정책 역량을 인정받았고,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환경정책 전문가로 영입됐다. 현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다.
김 의원의 환경 접근 방식은 '기후테크'다.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산업계에서 친환경을 '경제적 선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유인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그가 발의한 1호 법안은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이다. 정부 주도의 계획입지 방식으로 해상 풍력 정책을 추진해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고 발전 단가를 낮추려는 시도다.
비슷한 취지에서 산업계와의 소통도 늘리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국민의힘 기후위기대응특위 간사를 맡으며 당의 기후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특위는 지난 3월 기업들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친환경 규제보다는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당시 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차세대 에너지 밸류체인을 형성하는데 정부가 중심을 잡아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탄소 기준치를 넘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탄소 저감 목표를 통보한 뒤 연간 실적만 따지는 규제 중심 접근 방식과는 정반대의 행보인 셈이다. 기후특위에서 김 의원은 "기후 목표를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탑다운 방식은 산업 현실과 괴리를 일으킨다"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순환경제와 감축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 유인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일률적 52시간 규제는 경쟁력 저해…노동자 보호장치도 마련"
노동 분야에서도 다양한 입법 활동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은 20일 연구개발직과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장근로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내용이다.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입법 취지다.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같은 첨단산업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노동 규제에 묶여 있다간 자칫 산업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업종·직군에 무관하게 주당 최대 52시간의 근로만을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업무량 증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었다. 특히 R&D 분야의 경우 연장 근로가 필요한 시기가 있는데, 주 단위 근로시간에 묶여 연구개발에서 손을 놓게 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서는 연구개발 업무 종사자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서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시간,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해당 직군 근로자들이 주어진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한편으로는 근로자 건강 보호 장치도 병행했다. 발의안에는 야간근로 횟수 제한, 최소 연속휴식시간 보장, 보상휴가 부여, 정기 건강검진 의무화 등 안전장치도 함께 담겼다. 노동 유연성과 건강권을 균형 있게 고려한 조치다.

▲ "죽어서도 외면받는 근로자"…프리랜서 사각지대에 쓴소리
김소희 의원은 환경·노동 분야에서 제도적 유연성을 강조하지만, 법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된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김 의원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의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고용부는 오 씨가 조직 내 괴롭힘을 당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근로자가 아니"라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노동자도 피해자도 아니라는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당시 고용부는 함께 일한 프리랜서 35명 중 25명에 대해서는 근로자성을 인정했지만, 오 씨에 대해서는 예외로 판단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와 청문회 추진 의사를 밝히는 한편,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명이 발의한 '일터 괴롭힘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보호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누구는 보호받고, 누구는 죽어서도 외면받는 기준이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중잣대를 적용한 고용부는 공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럴 바에야 차라리 특별근로감독 제도를 폐지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행보들은 보수 진영 내에서도 보기 드문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환경과 노동이라는 이슈에 대해 규제 일변도도, 무조건적 시장 논리도 아닌, 산업과 개인의 현실을 함께 고려한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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