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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영어 탓 "수시 망했다"...곳곳에서 '분통'

입력 2025-12-07 17:32   수정 2025-12-07 20:08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난이도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영어 점수 하락으로 수시 지원을 못하고 정시로 갈아탄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종로학원의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입시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 정모(49)씨는"아이가 수능 최저 등급을 못 맞춰서, 정시에 지원할 대학을 알아보려고 왔다"며 "영어에서 뒤통수를 맞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정씨의 딸은 수시 모집에서 서울 최상위권대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했는데, 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탐구 영역 합계 8등급의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2학년 때부터 모의평가에서 영어는 매번 1등급을 받았는데 수능에선 2등급도 아니고 3등급을 받았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당황하는 바람에 실수를 계속했다고 하더라"면서 "수험생은 모의평가로 수능의 수준을 예상하는데, 갑자기 수능에서 이렇게 어렵게 내면 어떡하느냐"며 분개했다.

올해 수능은 '불(火)영어'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1등급 비율이 3.11%에 그쳤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등급 비율(6.22%)의 절반에 불과하다. 상위 4% 내에 들면 1등급을 받는 상대평가 과목보다 비율이 낮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입시 설명회에서도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며 수험생·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았다. 공부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꿔놓고, 난도를 높이는 바람에 취지에서 완전히 어긋났다는 것이다.

재수생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작년 수능 땐 영어가 1등급이었는데 이번엔 2등급을 받았다. 실력이 작년보다 떨어졌느냐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다"라면서 "차라리 상대평가였다면 4% 안에 들어 1등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고3 임모(18)양은 "수능 당일 평가원이나 EBS에선 '그렇게 어렵게 내지 않았다'고 했는데, 가채점한 주변 친구들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단톡방에서 '영어 망했다', '(영어 때문에) 정시 준비 들어간다'는 말이 계속 올라왔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올해 정시 입시 셈법이 어느 때보다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1등급 비율이 급감한데다 '사탐런'으로 인한 사회탐구 영역 1∼2등급 인원 증가, 국어·수학 간 표준점수 격차, 의대 모집 인원 회귀 등 변수가 많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수시를 지원하려던 학생이 수능 최저 등급 충족에 실패하면 정시에 뛰어들어야 한다. 서울권 인문계 수시 탈락률도 높아져 정시의 경쟁률마저 높아질 전망이다.

'SKY'(서울·연세·고려대)를 포함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한 수험생 중 탈락한 인원은 19만4천여 명으로 전년(17만8천여 명)과 비교해 8.5% 증가했다고 종로학원이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인문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시 탈락 인원도 전년보다 많아져 정시에서의 경쟁 구도가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2027학년도 재수생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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