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연이어 나온 부동산 대책, 가장 큰 부작용은?
실거주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습니다. 6.27 대책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6억원으로 대출 상한이 막혔습니다. 그 이상은 대출을 못 받기 때문에 더 이상 더 좋은 지역으로 못 가게 됐고요. 그리고 10.15 대책부터는 (대출) 금액이 더 낮아집니다. 더 낮아져서 아마 작년이라든지 올해 상반기 때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최소한 30% 이상 줄었거든요. 그러면 이제 상급지를 못 가는 거죠. 상급지를 못 가게 되면 보통 이사를 안 가거든요. 그래서 이사를 못 가고 주저앉거나 이사를 꼭 가야 되는 분들은 가려고 했던 아파트보다 수준을 낮춰요. 신축 가려고 했던 분들이 구축으로 가거나 심지어는 다세대 빌라로 가거나. 결국 이사의 질이, 삶의 질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Q. 돈은 있는데 이사갈 집이 없다?
규제지역 지정 조건이 안 되는 지역들까지 다 포함됐습니다. 경기도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에서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중랑구 같은 지역들은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된 지역들도 있거든요. 이런 지역들 같은 경우 가뜩이나 집도 안 팔리고 이사도 못 가고 있었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갭(전세)을 끼고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사를 더 못 가게 되겠죠. 제일 안타까운 점이 집을 분양받으신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기존 집을 팔아서 판 돈으로 잔금을 치러야 되는데 이런 분들은 (자금 조달 관련) 굉장히 좀 심각한 문제를 겪는 경우들이 생길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년에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집값 상승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규제가 강화되면 강화되지 완화될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죠. 그러면 내년에는 아마 이런 고통들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Q. 봄 이사철 앞두고 전세는 벌써부터 씨가 말랐다.
이제는 전세금 올라간 것만큼 대출도 안 나옵니다. 대출 한도를 다 쓴 임차인들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올려줄 수 없기 때문에 월세를 줄 거거든요. 그렇게 되면 대부분 반전세로 갈 텐데 이게 임차인들에겐 더 힘든 거죠. 차라리 대출을 받아서 내면 이자 조금 내고 조금 살 수 있는데 그냥 대출이 안 나오다 보니까 내 생활비에서 월세를 쪼개서 줘야 되는 거예요. (전세의 월세화는) 이미 시작했고 내년에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반전세에서 생활비에서 몇십만 원씩 월세 부담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Q. 이런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 풀면 눌렸던 수요 자극하지 않을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다 하더라도 상급지를 해제하면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지역들은 대부분 상급지는 아니거든요. 서울 노도강, 금관구, 중랑구는 경기도 웬만한 지역보다 경쟁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여기는 해제한다 하더라도 가격이 올라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곳들도 정비사업이라든지 새 아파트가 있겠지만 그런 몇몇 단지들 빼고 전반적으로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래서 한편으로 정부는 (서울시의 토허구역 해제 요청에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지역들을 굳이 풀어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올라가는 지역들을 못 올라가게 함으로써 열심히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아닐까.
Q. 올해 분명 공급 대책도 나왔다. 사람들은 왜 수요 대책에만 반응하나?
공급 대책에 반응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때 전국 200만 가구.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때 보금자리 주택. 그 외에는 반응이 전혀 없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발표만 하고 실제 입주로 연결되는 것들이 상당한 시간이 걸렸거든요. 물론 처음 한두 번은 믿었어요. 그런데 실제 공급이 안 되는 것들을 봤단 말이죠. 이런 것들이 몇 번 학습 효과가 있다 보니까 9.7 대책 역시 135만 가구를 수도권에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대부분 목표는 달성 못하거든요. 그러면 결국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면 아 2030년까지는 입주할 물량이 없구나. 그래서 정말 놀랍게도 6.27 대출 규제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은 대책을 발표하고 한동안은 거래량이 줄었거든요. 9.7 공급 대책은 발표한 날부터 가격이 더 올랐어요. 왜? 뚜껑을 열었는데 물량 없다는데? 이렇게 해석한 거죠.
Q. 추가 공급 대책 효과 있으려면.
(추가 공급 대책에서는) 유휴부지, 공공청사 부지, 그리고 3기 신도시 부지, 용도전환부지 등등이 다뤄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매번 나왔던 공급대책의 재탕이에요. 새로운 게 하나도 없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없어요. 그래서 아마 이번 공급대책 나와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그냥 매번 반복되는 똑같은 입지에 똑같은 공급대책 말고 재건축, 재개발을 속도를 빠르게 해주겠다든지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든지 아니면 차라리 기존에 있는 공공주택 부지들을 빨리 착공하겠다고 선언을 해버리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지 않고 뻔한 대책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예측합니다.
Q.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뜻인가.
지금 정책의 결과는 (똘똘한) 한 채만 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수요가 많은 데들은 한 채만 사도 돼요. 하지만 지방은 수요가 없어요. 공급이 더 많아요. 그럼 여기는 어떻게 해야 되냐면 공급자 말고 수요자를 넣어줘야 돼요. 인위적으로. 그러니까 다주택자들을 넣어줘야죠. (문제는) 지방에서도 양극화가 있습니다. 대구는 수성구가 오르고요, 부산도 해운대구 수영구는 올랐습니다. 왜 그러냐면 그들도 이사를 가야 되거든요. (상급지로) 이사를 가려면 누구한테 넘겨야 되는데 받아줄 사람이 없는 거예요.
Q. 다주택자가 시장 안정에 어떤 도움을 주나.
다주택자들은 비싼 주택들을 두 채 세 채 사지 않아요. 싼 주택들을 사는 것들이거든요. 조금 수익을 보기 위해서. 그런데 그것들을 다 막아놓은 상태죠. 지금이라도 분리과세 같은 걸 해서 서울은 한 채만 사게 하더라도 지방에서 추가적인 주택을 사는 것들을 허용해 준다고 하면 서울로만 몰리고 있는 유동성을 지방으로 좀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지방분들도 어차피 다주택자가 되면 규제를 받아요. 규제지역은 2채부터 규제를 받고 지방은 3채부터 규제를 받는데 이걸 분산시켜야 돼요. 지방 주택을 사는 다주택자들에 대해 중과 제도를 폐지하지 않으면 계속 서울 뚫뚫한 채로만 몰릴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방 주택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세제적인 혜택이 있어야 된다.
Q. 대통령도 백기 든 서울 집값, 정말 해법 없나.
일단 규제는 안 하는 게 제일 좋고요. 비싼 것들은 비싸게 팔게 하면 돼요. 제가 25년 동안 수요 조사라는 걸 했어요. 수요 조사라는 게 뭐냐면 여기 수요가 얼마만큼 있을지, 여기 아파트는 최대 얼마만큼 받을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을 조사해서 국토교통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시행사들한테 납품하는 게 제 일이었거든요. 서울도 지금은 무조건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갈 것처럼 보여도 대부분 미분양이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빼고는. 그 이유는 뭐냐면 원래 새 아파트가 비싸거든요 구축들이 싸고. 그게 정상인데 지금은 신축 아파트를 더 싸게 분양하고 구축이 더 비싼 거예요. 그러다 신축 분양이 잘 되면 저기는 무조건 사야 되나 보다, 하면서 수요가 몰립니다. 그러니까 서울을 그냥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번에 '래미안 트리니원'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27억원이었거든요. 저는 그거를 50억원이나 60억원에 분양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왜? 바로 옆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면적이 72억원에 거래됐거든요. 그래서 새 아파트를 50억~60억원에 분양했으면 예비 청약자들이 조금 망설였을 거예요. 그러다 미분양이 났을 수도 있고요. 그럼 이곳의 가격 상한선은 50억원이구나, 라는 기준이 잡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구축이 72억원까지 가다보니 27억원이라는 가격에 기대를 걸고 몰릴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냥 미분양이 나는 금액에 분양을 시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서울보다 경기도는 무조건 싸야 되니까 거기서 또 안정이 되고, 수도권보다 지방은 더 싸야 되니까 또 안정이 되고 이렇게 되는 구조거든요. 그러니까 상급지에서도 미분양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미분양이 안 나요. 따라서 (다주택자 중과 완화에 더해)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