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를 초비상 사태로 만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왜 갑자기 콕 집어 우리에게만 관세 압박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뭘까요?
증권부 조연 기자와 계속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트럼프의 관세 원복 발언 어떻게 풀이해야 합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껏 관세 인상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적은 많았지만, 합의된 상호관세 인하를 뒤집은 것은 처음입니다.
최근 유럽연합이나 캐나다의 경우 추가 관세를 놓고 각각 그린란드 사태와 중국과의 협정이란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한국의 경우 갈등도 없이 예상 못한 원복이 나온 것인데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되는데, 먼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못 박기 위한 수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을 보면 "우리의 역사적 무역 합의가 한국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않았다"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했습니다.
이어 트럼프는 "(입법 제정이) 그들의 고유 권한이고, 따라서 나도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말했는데요. '고유 권한(prerogative)'이란 단어로 미국과 한국의 법체계 속도 차이를 꼬집었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의 행정명령만으로 관세 부과와 인하가 가능했지만, 한국은 국가 재정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통상 조약의 경우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절차적 시간 지연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여기에 최근 구윤철 부총리가 외신 인터뷰에서 "환율 문제로 인해 대미 투자가 상반기 중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미 정부가 압박 카드를 내밀었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임박해있는데, 미국 내부에서는 위법 판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죠.
자칫 미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결하면 이를 기반으로 한 대미 투자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 속도를 재촉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겁니다.
다만 대미 투자 양해각서에 상호관세와 투자를 직접 연계하는 조항이 없는 만큼,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나더라도 한국이 대미 투자를 전면 재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앵커>
실은 대미 투자 압박이지만 표면적으론 절차적 시간 지연을 꼬집었다는 건데요.
일본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은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만 의회 승인 절차가 있어서 느린 겁니까?
<기자>
먼저 일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대미투자 진행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회 비준을 거치지 않고 즉시 이행 절차로 돌입했는데요. 지난해 12월 양국의 투자협의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이달까지 첫번째 투자 후보군을 빠르게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도 집행위 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구매 계획을 공식 문서화하고, 최근 그린란드 사태 당시 추가적인 관세 위협을 지속한다면 "무역 협의를 멈추겠다"는 맞대응에 나서기도 했죠.
따라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무역협의에 대한 행정조치나 공식 문서화를 진행하지 않고 있어 빠른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그럼 왜 지금, 이 시기에 언급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우리로선 느닷없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기자>
미국 내부 정치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기 집권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미네소타주에서 ICE의 이민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정 수행 지지율이 38%까지 추락했는데요.
결국 트럼프는 이 날 현장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이민단속 역풍 수습에 나서면서, 관세 카드를 경제적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카드로 꺼내 들었는데요.
미 언론들도 실제 관세 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 보며, 협상용 압박 메시지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실제로 정말 올리겠다는건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적용하겠다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기자>
일단 이번 상호관세 재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서 언급한 것일뿐, 공식적인 미 정부의 통보가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발표하는 것만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고, 실제 시행되려면 법적 근거와 관계 부처의 조치, 이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나 연방관보 고시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관세가 다시 25%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될 텐데, 이 과정에서 협상과 번복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대신증권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2월 임시국회 입법 진척 상황에 따라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며 "최근 주도주로 올라선 자동차와 바이오 업종 등에서 조정이 이뤄진다면 저가 매수, 'TACO 트레이드'가 유효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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