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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쿠팡의 독주…이마트는 뒤에서 웃는다

박승원 기자

입력 2026-02-06 17:54  



'유통 공룡' 쿠팡이 지난해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부적절한 대응으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내심 미소짓는 기업이 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다.

'쿠팡 사태'로 촉발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개선이 국내 유통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국 점포망과 온라인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한 이마트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 쏘아올린 공…13년 막힌 새벽배송 풀리나

쿠팡은 3,370만명 규모란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공고하던 시장 지배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창업자 김범석 의장의 국회 청문회 불출석 등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가 국민 정서를 자극하며 이용자의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기존 조사 과정에서 16만5,000여계정의 개인정보가 추가로 확인돼 쿠팡 자체조사의 신빙성에 타격을 입었다.

쿠팡의 이 같은 일련의 행태는 정치권의 ‘규제 대못’ 해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여당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해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확산에 따른 전통시장 침체 논란 속에 도입됐다. 지난 2012년 법 개정을 통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이 시행됐지만, 이후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하면서 오프라인만 규제를 적용받고 이커머스는 새벽 배송을 확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규제 완화 논의는 이해관계 충돌로 번번이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쿠팡 사태를 계기로 다시 동력을 얻는 모습이다.

▲"쿠팡 독주 저지할 수 있다"…업계 '화색'

당장 대형마트 업계가 반색하고 나섰다. 쿠팡 독주를 부른 '족쇄'를 푼단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국내 대형마트 3사가 보유한 전국의 점포를 활용할 경우 쿠팡의 경쟁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 롯데마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포함) 등 대형마트 3사가 전국에 보유한 점포는 총 670여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들어온 주문을 접수해 제품을 선별하고 배송하는 기능을 하는 점포는 69%에 달하는 460여 곳이다. 업체별로는 이마트 100여개, 롯데마트 70여개, 홈플러스 290여개로 알려졌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총 200여곳임을 감안할 때 규제 완화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해당 물류 거점을 활용해 신선식품 배송 등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이미 네이버와 협업으로 다져온 인프라도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이광림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상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간 역차별과 불공정 경쟁 구도를 바꿔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주는 신세계…온오프 시너지 강점

당정청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증시에선 대형마트 관련주가 주목받았다. 실제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 상품 피킹·포장·반출·배송 등 운영 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지난 5일 이미트의 주가가 장중 한때 10만5,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쓴 데 이어, 롯데쇼핑 역시 장 시작 후 한때 9만9,600원까지 치솟으며 최근 1년 이내 가장 높은 주가를 형성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서도 여의도 증권가에선 국내 대형마트 1위 기업인 이마트를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중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SSG닷컴(쓱닷컴)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등 쿠팡의 수요를 흡수할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 이슈는 이마트의 할인점과 이커머스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특히 쿠팡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쓱닷컴과 G마켓의 거래액(GMV) 증가 가능성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 "쿠팡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이마트에겐 현재 영업 환경을 활용해 경쟁력 제고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 역시 이마트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최대 41개 점포 구조조정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뒤 폐점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인접 상권의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서도 이마트의 경우 홈플러스와 상권이 겹치는 점포가 많아 수요 흡수와 함께 일부 핵심 점포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29일 최대 41개 점포 구조조정안을 밝혀 올해 폐점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포수 기준 전체 약 30% 규모를 구조조정하는 것으로, 폐점에 따른 반사이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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